세상을 바꾼 여인들.

어느 순간 부터인가 역사적인 해석을 담은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역사가 새롭게 해석되고 주목되어 오지 않았던 인물이 새삼스럽게 주목되고, 고증되지 않은 사서들이 가치를 인정받아야 된다 주장되어지며 자의적 민족주의적 해석이 덧붙여져 새롭게 평가되고 영웅시되어지는 역사적 인물이 탄생하기도 했다. 우리가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문제를 목소리 높여 지적하는 만큼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다룰때 신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하지만 고무적인 것은 사람들이 역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역사 인식은 중,고등학교때 역사교과서에 나온 몇줄의 정의나 나열되어 있던 연도들이 고작인 경우가 많았다. 편협한 시각과 얇팍한 지식으로 역사를 안다고 할 수 없으며 역사를 모르고 현재와 미래를 알 수 도 없다. 과장되어 보이는 듯한 주장일 수도 있으나 그만큼 역사를 바로알고 주체적인 의식을 가지고 역사를 해석하고 인식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 이다.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며 미래의 시작이다. 그래서 부쩍 많은 역사관련 서적들을 요즘 접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여지껏 역사의 많은 부분에서 등한시 되어 왔던 여인들의 이야기 "세상을 바꾼 여인들"이다.

 

어찌보면 저자 본인의 주관이 꽤나 많이 개입되어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지만 충분한 고증 자료들이 보태져 있기 때문에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총 25명의 여인들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첫 번째가 신사임당이다. 신사임당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완벽한 현모양처가 아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오히려 현대여성에 가깝게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당돌한 면도 가지고 있는 여성이었다. 하지만 자식 농사가 잘되는게 세상에서 제일 잘 되는 거다라는 말처럼 율곡 이이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부차적인 과장이 덧대어져 현모양처의 이미지로 거듭났다는 점은 흥미롭다. 물론 신사임당이 율곡 이이라는 훌륭한 인물이 만들어지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단명을 한 허난설헌이 더 현모양처에 가깝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느정도 저자의 의견에 동의를 하게된다.

 

그리고 나머지 인물들, 천추태후, 기황후, 미실, 인수대비 한씨, 장희빈, 혜경궁 홍씨, 문희, 선덕여왕, 진덕여왕, 진성여왕, 소서노, 허황후, 선화공주, 원경왕후 민씨, 소현세자빈 강씨, 정난정, 나혜석, 어우동, 허난설헌, 임윤지당, 강완숙, 논개, 김만덕, 최용신등 낯익기도 하고 낯설기도한 여인들의 이야기를 사료를 바탕으로 저자의 해석을 더하여 이야기 해주고 있는 이 책은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름 많은 정보와 읽을 거리를 제공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여인, 역사, 조선, 신라, 고려, 백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