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위시리스트에 담아놓았다가 이 책이 영화로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재빨리 구매를 하게되었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책에 대한 리뷰와 관련정보들을 보았다. 장대한 계획을 세우고 밀레니엄시리즈를 쓰려고 했던 작가 스티그 라르손. 그의 죽음은 왠지 모르게 소설 그이상으로 극적이게 느껴졌다. 책 표지에 나와 있는 그의 인생역시 그의 죽음으로부터 유추해 보았던 그의 삶과 맞아떨어졌다.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아온 작가의 경험과 상상력이 녹아 있는 작품일꺼라 생각하니 그 기대가 한층 더 커졌다.

 

영어제목은 "용문신을 한 여자"인데 한국 번역본의 제목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었다. 처음에는 왜 저런식으로 해석이 되어 들어왔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졌다. 용문신을 한 여자보다는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 훨씬더 어떠한 끌림과 임팩트가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어떻게 두 제목이 저렇게 상이하게 나왔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지 않는게 이상하다. 여하튼, 꽤나 두꺼운 책 1권, 2권을 모두 다 읽었을때 왜 한국어 제목이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었는지를 알게되었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알게모르게 한국의 영화 올드보이와 살인의 추억을 떠올렸다. 내용 전반의 음울한 분위기와 음산한 느낌 그리고 어두움은 올드보이의 그것과 많이 닮았다. 하지만 전반적인 긴장감 그리고 죽음으로부터 오는 전율과 다음 죽음이 코앞에 있을것 같은 아찔함과 먹먹함은 살인의 추억 그것과 많이 닮았다고 느꼈다.

 

한명의 기자가 음울하고 음산한 스웨덴의 명문 기업가의 한 소녀의 실종사건을 파헤쳐나가면서 전개되는 또 다른 많은 이야기들. 현실적이면서도 사실적인 묘사들, 스웨덴에 단 한번도 가본적 없지만 그곳의 분위기 느낌등이 쉽게 상상될만큼 작가는 방대한 양의 서브 정보들을 제공하여 독자들이 그림을 그리며 영상을 만들어가며 작가의 이야기를 쫓아오게 만들었다.

 

소설을 다 읽고, 헐리웃에서 만든 영화 밀레니엄을 보았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그렸던 부분들과 꽤 많은 부분들이 매치가 되었으나 분위기 그 자체만이지 영화는 이 소설의 디테일과 긴장감을 전달하는데 실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을 읽어보지 않고는 이해하거나 쫓아가기 힘든 산만한 전개와 방대한 양의 추리정보들을 영상적으로 요약해 선명하게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찾지 못해 방황한 느낌이 현저했다. 하지만 소설을 읽어보고 영화를 본다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장면들이 많아 그냥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였다. 사족이 늘어진 이유는 어떠한 영상도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 넘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음울한 이야기 이지만 스웨덴을 여행해보고 작가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공유하고 경험해보고 싶다면 읽어 보아야 할 소설이라 생각한다.

 

작가가 완성하려했던 10부작이 다 나올수 있었다면, 작가가 죽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면서 그가 죽기전까지 완성시킨 2부 "불을가지고 노는 소녀" 3부 "벌집을 발로 찬 소녀"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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