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암울한 시기였다고도 하죠

그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조선의 왕 고종,

이희는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자신 또한 암살의 위험을 느끼면서도

나라와 백성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되는데요

문준성 <에밀리>는 1903년 가을 미국 보스턴 선데이 포스트지에 난

조선의 왕 고종과 미국인 선교사의 딸 에밀리 브라운의 결혼 기사를 토대로

저자가 고증 자료에 상상력을 더해 지은 팩션이랍니다

실제로 고종이 미국 처녀와 결혼했다는 사실은 찾아볼 수가 없고

그 기사가 어떤 경위에 의해서 쓰여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희는 일본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고심하던 중 미국을 끌어들이기로 결심하고

잠행 중 우연찮게 마주친 에밀리를 떠올리게 되고

미국과의 좀 더 친밀한 관계를 다지기 위한 초석으로서 에밀리와 교재를 시작하게 되요

 

 

어찌보면 참 얼토당토않은 이야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복잡하고 위태위태한 정세 속에서 나라와 백성을 지키기 위해

고종황제가 어떤 마음으로 살았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참 씁쓸해졌는데요

실제로 있었던 아관파천, 러일전쟁, 가쓰라-태프트 밀약, 한일협약 등

역사적 사건들을 배경으로 해서 좀 더 사실감있게 읽을 수 있었답니다

유약하고 온화한 심성의 소유자인 이희가 사랑하는 지어미를 잃고 실의에 빠져있는 모습이라던가

정치적 도구로 선택한 에밀리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면서

그녀를 최대한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려고 하는 것도 멋있었지만

당차고 할 수 있는 것보다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는 에밀리를 보면서

실제로 고종의 곁에 이런 여인이 있었다면 그의 삶이 조금은 덜 외롭지 않았을까 싶어요

나라도 사랑도 지킬 수 없었던 고종과 그런 그의 그림자 연인으로 평생을 살다 간 에밀리,

예쁜 표지만큼이나 아름답지만 애처로웠던 그들의 사랑 이야기에 한번 빠져 보시길..

에밀리, 문준성, 지식의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