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지도사 공부를 하고 있다보니

요새 자꾸 눈에 들어오는 책이 어린이, 청소년 대상 도서들이다

 

이번에 읽게 된 책도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 읽기 좋을 책

 

<10대가 묻고 18명의 문학가가 답하는 살아 있는 세계문학 이야기>

 

제목 길다ㅋㅋㅋㅋㅋㅋ

 

책 읽기 전부터 어린이 대상의 책인 걸 알고 읽었다

 

왠지 초등학생 책이라도 꽤 수준이 높을 것 같고

어른들이 읽기에도 나쁘지 않을 거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예감 적중!

 

어른에게도 충분히 도움 될 책이고

오히려 책이나 문학에 관심이 없던 어른은 어린이들보다도 읽기 벅차할 거 같은 내용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열 여덟 개의 문학 작품 작가가 차례대로 등장한다

 

각 작가 부분이 따로 끊어져서 나오기는 하지만

전체 스토리도 존재한다

 

전체 스토리는, 유나라는 어린이가 세계명작의 작가들을 직접 만나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

 

유나는 토끼굴 책방이라는 곳에서 잠에 빠져들 듯 시공간을 넘어가

이미 생을 마감하여 만날 수가 없는, 열 여덟명의 작가의 강연을 듣게 된다

 

작가들이 강의하는 내용은 본인의 작품과 생애에 대한 것이다

 

매번 한 작가씩 수업을 진행하고

유나는 수업을 들으며 작품과 작가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자아를 찾고 성숙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여기서는 이 말도 안되는 수업을 하이테크놀로지 시뮬레이션 강의라고 설정해뒀다ㅋㅋㅋ

 

 

 

 

 

지금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문학가들이 갑자기 나타나서 강의를 한다는 비현실적인 설정이

유치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수업에서 강의자와 학생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전혀 유치하지가 않다

 

총 열 여덟 작품이 선정되어있지만, 그 작가의 다른 작품까지 언급되기 때문에

실제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되는 작품은 열 여덟 작품보다도 많다

 

 

 

 

 

열 여덟 작품은 주로 고전작품 위주로 선정되어있고 시대 순으로 나온다

 

사람들이 '고전, 고전' 하기는 해도

난 고전의 가치와 중요성을 그다지 잘 느끼진 못하고 있었다

 

물론 흥미가 그렇게 크지도 않았다

 

그냥 고전을 많이 읽은 사람 보면 "박학다식해보이네."하고 마는 정도였음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고전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고전은 단순히 오래된 책이라기 보다는

읽으면서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이고

그 속에서 현재까지 끌고와 고민하고 고찰해볼 만한 거리를 찾아볼 수도 있어

정신적 성숙을 가능케하는 책이라는 걸 알게 됐다

 

 

 

 

 

 나는 책 읽기 전에 스포일러 당하는 거 안좋아해서

작품 소개하고 풀이/평가해주는 책은

내가 거기 나오는 작품 다 읽은 게 아닌 이상은 안읽는다

 

스포일러 당하는 것도 이유이긴 하지만

읽지도 않아 내용도 모르는 작품을 해설부터 읽으면 이해 안가기도 하고

 

그래서 이 책도 안읽으려고 하다가

도움되는 이야기가 나올 거 같아서 읽어본 거였는데

막상 읽어보니 해설부터 읽고 작품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다ㅋㅋㅋㅋㅋㅋㅋ

 

선정되어 있는 작품들이 쉽게 읽힐 작품은 아니라서

그냥 읽고 소화 못해내는 것보다는

이런 책을 미리 읽고 길잡이로 삼는 것도 좋은 듯!!

 

그리고 줄거리를 다 말해줘서 이해하는 데 문제도 없음!!!

 

평소에 그리스로마 시대 이야기를 어려워 했는데

줄거리 이해가 잘 되도록 써놓아서 좋았다

 

근데 반전 결말이 있는 작품이라도 웬만하면

결말까지 다 이야기해준다ㅋㅋㅋㅋㅋ

 

나처럼 스포일러 당하는 거 안좋아하는 분들은

해당 작품부터 먼저 읽고 읽어야 함ㅎㅎ

 

 

 

강연 듣는 학생들을 수재로 설정해둬서

 매 수업마다 작품 안읽은 학생이 더 적은 걸로 나옴

 

작품 안읽어본 학생도 작가 정보는 어느 정도 술술 외고 있는 걸로 나오고...ㅋㅋㅋ

 

내가 상식 없는 멍청이가 된 기분이 들 정도이다ㅋㅋㅋㅋㅋㅋ

 

 

 

 

저자가 여기 등장하는 작가들이랑 얘기를 나눠본 것도 아니고

작가 마음을 꿰뚫어볼 수 있다거나 아니면 작가 본인인 것도 아닌데

작가를 등장시켜 본인 작품에 대해 강의한다는 설정은 굉장히 위험하다

 

실제 작가의 생각이 아닐 가능성도 많은데

그걸 실제 작가 생각인 것처럼 서술하게 되니까

 

그래서인지 책 내용을 보면, 정작 작가들이 강연하러 와서 하는 얘기는 별로 안된다

 

강연 듣는 학생들 말이 더 많음...ㅋㅋ

 

얼마 안되는 분량의 작가가 이야기 부분을 보면

결론은 잘 안내리려는 경향이 있다

 

작가가 직접 강의한다는 건 독자의 흥미를 끌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고

거의가 학생들끼리의 생각 나누기

 

 

 

 

 

책 제일 앞에는 이렇게 작가 정보가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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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작가 바뀌며 새로운 수업이 시작될 때마다

(새 챕터가 시작될 때마다)

이렇게 학습목표처럼 질문 하나씩 던져준다

 

 

 

교과서처럼 활용하기 굉장히 좋은 책이다

 

다만 가~끔씩 어려운 용어가 등장해서

각주가 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은 있다

 

각주가 있어도 너무 어려워서 따로 찾아봐야할 수준의 용어라서

각주 소용없을 것 같긴 하지만...

주제나 수준 면에서

일반 초등생보다는 이 책 주인공 유나처럼

어느 정도 문학에 관심 있는 어린이들이 읽어야 할 것 같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토론·토의하는 식의 대화를 나누는데

상반된 여러 의견들이 나오므로 독자들은 한 작품을 여러 방향에서 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나도 거기 합류해서 같이 생각을 공유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음

 

문학작품과 작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품을 더 효과적으로 읽는 방법도 획득할 수 있어 좋았다

 

정말 어른이 읽어도 괜찮을 책이므로

문학과 친해지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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