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훈 시인과 함께 우리시대 작가 21인의 행복론을 접해 보았다.

정현종, 성석제, 은희경, 윤대녕, 공지영, 김연수, 신경숙, 윤후명, 조정권,정호승, 김형경, 김용택, 도종환, 문태준, 박상우, 전경린. 조경란, 구효서, 이순원, 김선우, 김인숙 님

베스트셀러작가라서 익히 이름이 눈에 익은 작가도 있었고, 기존에 접한 시들로 인해서 이름 정도만 알고 있는 작가도 있었고, 그 이름마저 나에게 생소한 작가도 있었다.

그 동안은 그의 작품들을 통해서나 혹은 인터넷가십거리나 토크쇼 등을 통해서 알고 있는 것이 그 작가에 대한 것이 전부였었다.

그들이 만나는 자리에 원재훈 작가와 함께 동석한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시인이 만나본 그들의 생애를 통해서 어렴풋이 그의 생활을 짐작해 보곤 한다.

그 동안 어렵게만 생각해 왔던 '시'라는 장르나 허구로 작가의 상상에 의해 지어낸 것으로만 치부해 왔었던 소설에 대해서도 이번 기회에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작가의 상상력의 바탕에는 그가 살아온 삶이 배경이 되어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그 동안 미처 접하지 못했던 그 들의 소설작품에도 관심이 한층 고조되기도 한다.

작가들의 삶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서 작가라는 것이 그들이 기계적으로 글 나부랭이나 쓰는 직업의 의미로서의 작가가 아니라, 그들의 인간적인 면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원재훈님도 시인이라서 그럴까?

작가들을 만나오면서 자신만의 감각으로 그들의 삶을 슬픔과 고통마저도 작품의 세계로 인도하는 열쇠인상  아름답게 승화시켜 준 것 같아서 책을 읽는 동안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지도록 도와준 것 같다.

그렇기에 자기계발서나 고전의 영역에만 머물러 있던 제한적인 도서선정에서 탈피하여, 시나 소설, 비평 같은 영역에도 시선을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더 책읽기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 같다.

미처 만나 보지 못한 그들의 작품을 찾아 헤매이고 얼른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 같아서 마음이 분주해 지는 하루이다.

은희경님의 <새의 선물>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이제하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페이지 :4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만 모습을 드러내는 숨겨진 존재이다. 그 뿌리와 같은 이들의 일상을 통해 어떻게 자양분을 빨아들이고, 줄기로 끌어올리고, 꽃으로 피워내는지, 조심스럽게 듣고, 짐작했다.  그 자양분의 성분을 분석해 보면 슬픔이 있다. 기쁨과 환희 쾌락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결국 작가는 이 세상, 혹은 자신의 슬픔을 토대로 자라는 나무인 것이다. 우리는 그 뿌리를 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잎이나 꽃을 보면, 나무의 크기를 보면 저절로 뿌리의 깊이와 넓이는 드러나게 마련이다. 보이지 않는 것은 보이는 것에 의해 나타난다. 아름답고 숭고하다. # 은희경 페이지:75 작가의 어린시절을 궁금해하는 것은, 그것이 바로 그의 작품세계로 들어가는 열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상처는 감출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울 수는 없는 것이다." 페이지:84 사랑이 불가능한 줄 알지만, 끊임없이 원하는 것이 인간의 일이다. 페이지: 85 은희경은 깨어 있는 사람이다. 어찌 보면 깍쟁이 같아 보이는 세련된 이미지에서 점점 생을 받아들이는 치마폭을 넓히는 것이다. 그것이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편협한 세계에서 벗어나 삶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려는 노력인 것이다. # 소통을 꿈꾸는 작가 김연수-확실한 자기 독자를 가진 몇 안되는 작가다. 살아 꿈틀거리는 생명력이 느껴지는 그의 소설은 차곡차곡 쌓여 담이 되고 집이 되는 벽돌처럼 단단하고 견고하다. 페이지: 163 시든 소설이든 문학적인 의미가 깊은 작품은 읽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순수문학은 소수 독자의 몫이다. 건강을 위해 차린 밥상처럼,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 같은 순수문학은 대중의 평균 입맛을 잡아내지 못한다. 건강을 챙기는 사람이나 생식이나 맛없는 음식도 꼭꼭 씹어 영양분을 보충하듯이 문학도 마찬가지다. 그런 사람이 이 사회의 대중일 수는 없다. # '오늘'의 '삶'을  쓰는  소설가 윤대녕 페이지:113 "모든 인간은 다 죽습니다.죽음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확실한 미래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늘 삶을 이야기하지요. 그것이 바로 오늘입니다. 나는 오늘을 씁니다." # 상처의 거울, 고통의 예방주사 공지영 - 상처는 치유를 통해 존재하는 법, 고통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깨닫고 자유를 얻은 그녀의 아우라 페이지: 128 세상에 진정성 없는 '나'보다 더 나쁜 '타인'은 없다 페이지:139 상처의 존재 이유가 바로 치유에 있다는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화살처럼 날아간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은 바람 같다. 묶여 있지는 않지만 머물기는 한다. # 사람의 고통과 슬픔을 쓰는 소설가 신경숙- 지금도 문득 주인공의 죽음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또한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고 한다. 그는 소설에 사람의 체취와 따뜻한 생명의 체온을 불어넣는 감성을 가졌다. 페이지: 175 <푸른눈물>중에서 오래 같이 지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나에 맞게 변화 시키려 해서는 안된다. 이름은 그 존재의 숨결이다. 페이지: 182 한 인간의 영혼이 녹아 있는 소설, 신경숙에게는 그것이 삶이면서 사람이다. 생명이다. 그는 자신의 원고지위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안부를 궁금해 한다. # 水 性 의 시인 조정권 -<산정묘지>로 한국 시의 지평을 넓힌 것으로 평가받는 조정권시인, '천상의 누각'에 도달하기를 꿈꾸는 거침없는 시 세계는 깨달음을 얻은 성자처럼 세상 곳곳을 에돌더니 물이 다 차서 고요한 연못이 되고 그곳에서 아름다운 연꽃을 피워올린다. 페이지: 240 "시는 창조적인 작업이지요. 시뿐만 아니라 모든 창조적인 작업은 그 주변에 있는 자매예술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민감하게 느껴야 합니다. 그것은 손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손가락이 다섯 개인데, 한 손가락을 쓴다면 손 기능이 약간만을 사용하는 거지요. 모든 예술이 정신에서부터 손으로 흘러나오는 것인데, 다섯 손가락을 다 이용하기 위해서는 항상 자매예술과 친하게 지내햐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