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학교숙제 관계로 급하게 가훈을 정한 일이 있다. 인터넷을 검색하여 그럴싸한 가훈으로 적어갔는데 지금은 뭔지도 잘 모르겠다.

우리집 가훈은 잘먹고 잘살기, 얼핏 가훈에 관한 이야기 같지만 속을 들여다 보니 더 따뜻하고 훈훈한 소외된 이웃에 관한 이야기이며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였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할 수 없는 일, 망설여지는 일, 하고나면 가슴이 따듯해지지만 막상 하기 힘든 일이 있다.

잘먹고 잘사는게 뭘까? 어떻게 살면 잘먹고 잘살까? 가족들에게 내린 특명을 해결해가는 과정이 재미나게 그려졌다.

잘먹고 잘사는건 개인의 생각에 따라 다르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아빠처럼 사업을 잘해서 돈을 많이 번다는 것도 엄마처럼 정말 웰빙 음식을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하여 건강하게 사는것도

강수처럼 자기가 하고 싶은 게임을 하며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는것도 모두 잘먹고 잘사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혼란에 빠진 강호, 잘먹고 잘사는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다만, 강호는  우연히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만난 우연의 일이 어떤 일인지 모르고 행동하면서 나눔에 대한 묘한 매력을 깨닫게 된다.

'마음을 고치는 집'에 자의든 타의든 그곳에 가면서부터 강호는 함께 나누는 법을 실천하게 되고,

할아버지가 내린 특명으로 받은 5만원중 4만원을 기꺼이 그들을 위해 사용한다.

이야기가 재미있는 것은 강호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부분이였다.

할아버지가 잘먹고 잘사는 법을 생각하지 못한 강호에게 5만원을 다시 내놓으라고 할때, 4만원의 출처를 말하지 않았던 부분, 그리고 그 돈을 찾으러 가서도 말못하고 빙빙 돌려 말하는 강호의 마음을 읽으면서 궁금하고 어떻게 될까? 불안해하며 읽었다.

그리고 마음을 고치는 집을 운영하는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장면, 할아버지를 만날까? 하는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겼는데 그곳에서 끝이 나는 거였다. 보여주지 않고 여운을 남기는 부분이 인상적이였다. 모든 걸 맞춰보면 강호의 할아버지가 분명한데...

 

우리집 가훈은 잘먹고 잘살기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물질만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나눔에 대한 이야기를 강호 가족의 에피소드를 통해 전해주는 따뜻한 책이였다.

나만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잘먹고 잘사는 것, 그것에 대한 생각이 묻어나는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