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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눈이 즐거운 책 한권을 만났어요. 저도 아이들도 도서출판 노란돼지 책을 좋아하는데 이번 책도 저와 아이들을 대만족 시켜주었어요. 제가 아이들을 낳고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보기 시작하면서 선호하는 출판사와 작가가 자연스레 생겨나게 되었어요. 요즘은 하루에도 수십권 책이 쏟아져 나오기에 어떤 책이 좋은책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은데 몇년 아이들 그림책을 보면서 조금은 좋은 책을 고를줄 아는 안목이 조금 생겼어요. 전 주로 책을 고를때 그림과 내용뿐만 아니라 출판사와 작가의 이력도 확인해요. <내 사과, 누가 먹었지?>는 이재민 작가님의 세 번째 창작그림책인데 앞서 나온 두권의 책 <변신! 고양이 도도>, <희망>이 저와 아이들의 마음에 쏙 들었기에 이 책 또한 기대가 컸어요.

노란 바탕에 생쥐와 다 먹은 사과의 그림과 <내 사과, 누가 먹었지?> 물음의 제목이 내용을 궁금케 했어요. 책장을 넘기면 면지 가득 빨간 사과가 그려져 있는데 그 많은 사과 중에 딱 하나 다른 사과가 있어요. 그건 바로 사과 속에서 얼굴을 쏘옥 내밀고 있는 사과 벌레가 있는 사과예요. 앞쪽 면지에는 사과 벌레가 있는 사과가 뒷쪽 면지에는 다 먹은 사과가 수많은 사과 속에 숨어 있는데 아이들에게 찾아보라 하면 집중력도 길러주고 탐색하는 재미도 느낄수 있을거예요.

배가 무척 고픈 생쥐가 숲 속을 걸어가다 사과나무 한 그루를 발견해요. 먹고 싶었지만 나무가 너무 놀아 올라갈 수가 없어 침만 꿀꺽 삼키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과가 툭 떨어졌어요. 울상이던 생쥐의 표정이 급 밝아졌는데 그것도 잠시 사과는 데굴데굴 굴러 그만 구멍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어요. 당황해 하는 생쥐의 표정을 보니 제가 다 안타깝더라구요^^ 이 책은 그림이 밝고 화려한 색이 눈을 즐겁게 하는데 생쥐의 표정을 관찰하는 재미가 책을 보는 재미를 더해줘요.

깊은 구멍 속을 들여다본 생쥐는 고민하다 사과가 빠진 구멍에서 조금 떨어진 곳을 파기 시작해요. 곧 사과를 먹을 생각에 룰루랄라 노래를 부르면서요. 구멍이 나올때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팠는데 구멍이 텅 비어 있는거예요. 불쌍한 생쥐는 허탈한 마음에 눈을 찔끔! 구멍 밖에 나와서 기린, 악어, 뱀 등 만나는 동물마다 "내 사과, 네가 먹었지?" 하고 물어요. 하지만 동물들은 하나같이 "내가 어떻게? 잘 생각해 봐." 하면서 자신들이 사과를 먹을수 없는 이유, 먹지 않은 이유를 애기해요. 그러면 생쥐의 사과는 누가 먹었을까요? 생쥐는 꿈틀꿈틀 자기 앞으로 기어온 애벌레를 만나고서야 알게 되는데... 도대체 누가 사과를 먹었을지 궁금하죠? 살짝 힌트를 드리자면 입 옆에 하얗고 커다란 뿔이 있고, 통나무 같은 굵은 다리, 부채처럼 큰 귀를 가지고 있는 동물이예요^^

이 책은 아이의 생각을 키워주는 책이예요. 아이와 책을 보면서 배고픈 생쥐가 나무 높이 매달린 사과를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쥐가 여러 동물들에게 "내 사과, 네가 먹었지?"하고 질문을 했을때 깊은 구멍을 다시 보면서 여러 동물들의 대답을 미리 생각해 보는거예요. 그리고 생쥐의 사과를 먹은 동물이 어떻게 해서 먹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요. 어른들보다 훨씬 창의력, 상상력 높은 아이들의 생각에 날개를 달아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