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 시장의 시장직 사퇴 이후, 서울 시장 보궐 선거가 치러지면서 정치판에 안풍이 불어왔다. 안철수 교수가 직접 시장 후보로 출마할 것인지 모두가 궁금해 했지만, 결과적으로 범야권 후보로 박원순 변호사가 출마하였고 현재 서울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안철수는 바람개비>는 크게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나는 안풍의 밑받침이 되었던 ‘청춘콘서트’의 플랫폼에 대해서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 우리나라 정치 상황과 그 안에서 안철수 교수가 의미하는 것에 대해서이다.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인터넷이 가지고 있던 것보다 더 많은 소통의 채널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 책은 청춘콘서트의 플랫폼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바로 청콘이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는 채널이라는 점 때문이다. 청춘콘서트는 우리나라에는 부족한 토크쇼 형식을 띠고 있으며, 이는 ‘소통’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거기다 대상은 청춘으로, 전략은 멘토로 정하였다. 멘토 안철수 교수가 20대 청춘들에게 전한 메시지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미디어를 타고 빠르게 퍼지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그런 바람을 타고 안철수 신드롬이 정치 영역에까지 불어 들어오게 되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두 번째 이야기,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은 어떠한가.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민과의 소통 부재이다. 소통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음은 물론이고, 오히려 거부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오세훈 전 서울 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개표도 하지 못하고 끝낼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여당 대표 홍준표 의원은 ‘사실상 오세훈 시장의 승리’라고 말하였다. 저자는 여당 대표가 전혀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정부와 여당 모두 국민과의 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여당 못지 않게 야당 또한 문제다. 이 책에서 꼬집는 야당의 문제는 리더십의 부족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당에 대한 관심이 너무 부족하고, 민주당의 핵심 인력과 전략도 너무 약하다는 평이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서로 헐뜯기만 할 뿐,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헤아리려 하지 않는다. 정부의 정책에 국민이 불만을 가지면, 거기에 살짝 발을 담그려고 하는 것이 현재 야당의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MBC ‘무릎팍 도사’에서 보여줬던 안철수 교수가 걸어온 삶, 그리고 청춘콘서트에서의 안 교수의 발언들에 청춘들과 국민들은 열광하였고,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거기다 한나라당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민주당과도 함께하지 않는 독자적인 노선을 선택하였다. 안 교수는 ‘반 한나라당, 비 민주당’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여당과 야당 모두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안 교수는 자신의 흔적을 세상에 남기고 싶다고 하였다. 저자는 ‘대통령만큼 큰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직업이 우리나라에 있을까’라고 하였다. 안 교수는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고 있을까? 내년 대선에서의 안 교수의 행보가 궁금해지고 기대된다.

 

   <안철수는 바람개비>는 안풍이 불어온 배경과 현재 상황, 그리고 내일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담고 있다. 대선과 총선이 모두 있는 내년은, 그 언제보다도 더 결과가 궁금한 해가 될 것 같다.

 

   나처럼 내년 대선이 기대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다만 서울 시장 보궐 선거에 앞서 책을 급하게 출간한 탓인지, 그 급함이 티가 나는 부분이 보였던 아쉬움이 있다. 이런 부분을 제외하면, 책 내용 자체는 주제가 뚜렷하고 간결하였다. 우리나라의 정치에 대해, 그리고 안철수 교수에 대해 무겁지 않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