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가 또 나왔다.
똥, 도깨비, 괴물 다음으로 좋아하는 '방귀'가 그 주인공이다.
책 읽기 싫다하던 녀석들이 제목만 읽었을 뿐인데, 벌써 뒤집어 진다.
싫으면 책을 덮으랴는 나의 반 협박에 잘못했다며 달려들어 어서 읽으란다.
 

그림도 화사하니 사랑스럽다. 얼른 봐도 이야기가 유쾌하리라는 짐작이 된다.
미술책에서 많이 봐왔던 민화 형식으로 그려진 것이 정겹기만 하다.
등장인물들의 표정 또한 아이들의 주목을 한껏 받을만큼 코믹하다.

 그럼, 이야기는 어떨까?
아릿다운 아가씨가 있는데, 방귀를 참말로 잘 뀐다. 사흘마다 한 번씩 뀌는데,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이 처자가 이웃 마을로 시집을 가게 되었다. 시집 가 방귀를 참던 새색시는 어느새 얼굴이 누렇게 떴다. 
이를 걱정한 가족이 자초지종을 묻고는 방귀를 허락하게 된다. 해서 참았던 새색시 시원하게 뀌는데, 
어찌나 세게 뛰어 대던지 온 집안이 풍비박산이 난 것이다.
그래 소박을 맞게 되는데, 방귀를 요란하게 뀌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인가보다.
친정 가는 길에 그 방귀 덕에 큰 재물을 얻게 되었으니...

 결말은 그렇게 해피앤딩이다. 즐거웠던지 아이들은 한 번 더 읽어달랜다.
글이 사투리 문어체로 되어있어, 어감 또한 재미있다.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던 아이들도 어느새 사투리 한 두 마디를 읊게 된다.

 재미와 독특함을 두루 갖추었다. 
우리 이야기의 맛깔스런 매력이 가득찬 우수한 그림책이라고 소문내고 싶다.

방귀,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