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수술을 하고, 입원해서 몸을 회복하고 있다. 입원하기 전날, 회복기간동안 읽을 책을 몇 권 들고왔는데 그 중 한 권이 이 책이다. 사실, 수술하고 전신마취에서 깨어나니 호흡도 가쁘고, 책 읽을 정신은 아니였다. 그러나 심심하고 무료해서 그나마 얇은 이 책을 손에 들고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지금 아프다고 징징댈 때가 아니다. 책을 읽고 내 인생을 변화시켜야 하는데... 갑자기 불꽃의지가 생겼다.

 

병상에 누워서 읽다보니 헬렌켈러의 독서욕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나는 그냥 병원 침대에 누워 책을 들고 읽는 것만 해도 참 힘들었다. 팔이 여간 아픈게 아니다. 혼자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면서 책을 읽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헬렌켈러는 대체 무슨 마음을 품고 책을 읽었을까?? 헬렌켈러는 "이와같이 책의 날개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이겠습니까?"라고 말했지만 나는 머릿속은 하늘을 날지언정, 팔이 아픈건 팔이 아픈거였다.

 

책을 읽다보니 모택동이나 링컨도 참 멋진 사람이다. 요즘에는 책을 전집으로 사다줘도 안읽는 어린이들이 태반인데 모택동이나 링컨은 부모님이 책읽는 것을 반대해도 어떻게든 책을 읽을려고 노력했다. 링컨은 삽을 들고 밭을 가는 틈틈이 책을 읽었고, 모택동은 거름통을 지고 나르는 틈틈이 책을 읽었다.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더니 링컨과 모택동이 딱 그 모양이다.

 

특히 대통령 당선되기 전까진 줄곧 실패 인생이였던 링컨의 일화가 내 어깨를 쫙 펴게 만들었다. 낙선된 사실을 소식을 듣자마자 음식점으로 가서 맛있게 먹은 다음, 이발소에 가서 용모를 말끔히 하고, '나는 다시 시작했다'고 선포했다는 것이다. 실패를 안고 끔찍한 모습으로 추락하기 보다는 누구보다 번듯한 모습으로 다시 한 번 도전하는 그의 모습이 참 멋있었다. 근데 이런 행동도 그는 책에서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성경에서 배웠다고 한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내 머리에 기름을 바르겼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시편 23편 6절)" 낙선이라는 원수 앞에서 한 상 푸짐히 먹고 머리에 단정히 기름을 바르고 버틴 링컨에게는 마침내 대통령이라는 잔에 넘치는 성공이 뒤따랐다.

 

어렸을 때 위인은 타고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태어날 때부터 '위인'으로 태어난 줄 알았다. 그러나 책을 통해 위인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만으로도 왠지 모르게 가슴이 벅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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