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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은 지금까지도 히죽히죽 웃음이 난다. 그 위대한 두 눈동자가 바로 나였다니... 더 정확히 말하면 '독자'였다니... 웃음이 난다.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게 끌어갔기에 결말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어떻게 결말을 맺을지 너무 궁금했다. 자칫 잘못하면 너무 허황되거나, 너무 허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이야기를 미카엘 팽송의 '한 여름밤의 꿈'으로 맺어버린다면, 다신 베르나르의 책은 읽지 않겠다는 각오도 했다. 그런데 역시 베르나르는 베르나르다. 날 이렇게 웃겨버리다니...ㅎㅎㅎ

 

8인 제우스를 넘어 '9'의 존재를 언급할 때까지만 해도 내용이 너무 흥미진진했다. 신들의 신, 제우스를 넘어서는 존재가 있다니, 그 존재란 대체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이 너무 커졌다.  '9'의 존재를 알기 위해 탐험에 나선 미카엘 팽송 일행이 '별'로 변했을 때, 그리고 그 '9'의 존재가 은하라고 했을 때,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인간->타나토노트->천사->신 후보생->인간->신 이 된 주인공이였기에 마지막 종착지가 '별'인 것도 멋있게 보였다.

 

그런데 '9'의 존재를 넘어 '10'의 존재가 있다고 하는 순간, '아니 베르나르가 너무 쥐어짜는거 아니야?'하는 불안감에서 부터 '혹시 베르나르도 결말을 어떻게 내야할 지 몰라서 고민하고 있는거 아니야?'하는 불신까지 생겼다. 게다가 '10'의 존재가 우주라고 하는 순간, 뭔가 김이 팍 새는 기분이 들었다. 거기다 '11', 아니 '111'의 존재가 무엇인지 알기위해 다시 한 번 여행을 떠나는 순간 어쩌자고 이렇게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지 반신반의 했다.

 

그런 의뭉스런 마음을 품고 읽었는데, 결과는 날 웃게 만들었다. 나에게서 웃음을 끌어내기 위해, 베르나르는 많은 과학적 지식과, 그리스 신화에 대한 이야기와, 세계사에 대한 방대한 공부를 했겠구나... '신'을 읽으며 그가 왜 세계적인 작가인지 다시 한 번 알게됐다.

 

여섯권을 읽는 동안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태풍이 몰아닥치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열흘 남짓동안 변해버린 계절만큼이나 나의 의식수준도 많이 변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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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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