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팬이다. 몇년 전, 서울을 방문했을 때도 그의 강연을 듣기 위해 오랫동안 줄을 섰고, 강연에 귀기울이며, 사인을 받고 정말 기뻤다. 당연히 그의 책들이 나오면 빨리 읽으려고 애썼는데, 이상하게도 이 책, [신' 시리즈]만큼은 책장 한 곳에 고이 모셔놨다가 이제서야 읽게됐다.

 

'신'이 되기 위한 수업을 받는 내용인건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는데, 이 책이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제국]에 이어 미카엘 팽송이 전작의 기억을 갖고 이 책의 주인공이 된 것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다소 낯설은 프랑스인들의 이름이지만, 미카엘 팽송이나 그의 친구들의 이름이 눈에 익어 반가운 마음마저 들었다.

 

144명의 '신'이 되기 위한 수업을 받는 학생들에는 마돈나, 마릴린 먼로, 마타 하리, 앙리 드 툴루즈, 오귀스트 로댕같은 서양권 유명인들이 포함되어 있었고, 가르치는 스승 '신'으로는  포세이돈, 헤르메스, 데메테르, 아프로디테, 헤라, 아폴론, 아테나 등등이 있다. 등장인물들을 보면서 서양권 유명인이 익숙하지 않은 동양권 독자가, 그리스 신화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 독자가 이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책이 단순한 읽을 거리가 아니라, 문화를 전파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장이라는 것에 다시 한 번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렇게 144명의 학생이 '신' 수업을 받게 된다. 첫번째, 헤파이토스의 강의를 통해 뜨끈뜨끈한 18호 지구-세계를 창조해낸다. 두번째, 포세이돈의 강의를 통해 식물을 만들어 생물을 창조해낸다. 세번째, 아레스의 강의를 통해 동물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2권에서 부터 네번째 강의가 시작될 참이다.

 

베르나르의 소설을 읽다보면 디테일에 많이 놀란다. 신의 후보생 144명도 그냥 144명이 아닌 12의 제곱, 아담과 하와가 낳은 첫 세대 인간의 수로 시작한다. 그리고 미카엘 팽송이 부여받은 방 번호 142,857도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142857*1=142857

142857*2=285714

142857*3=428571

142857*4=571428

142857*5=714285

142857*6=857142

똑같은 숫자들이 자리만 바꿔가면 나타난다. 게다가 142857*7=??

999999이다! 거기다 142+857=999이고 14+28+57=99이다. 142857의 제곱은 20408122449인데, 20408+122449를 하면 142857이 된다. 아, 이 오묘한 숫자 142857은 무엇을 의미할까?? 혹여 아무 의미가 없다할지라도 이런 숫자를 찾아내어 소설의 일부분으로 쓰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대단한다. 어쨌든 이런 디테일로 하여금 그의 소설에는 뭔가 다른, 그 무엇이 있어보인다.

 

베르나르베르베르, 타나토노트, 신, 천사의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