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나온 무라카미 류 아저씨의소설입니다. 그것도 힘을 팍팍 준 소설이네요.

두 권짜리로다가. 사놓고 읽어야지 했다가 주말에 펼쳤더니 혹시나가 역시나

변태와 섹스와 약과 폭력이 난무하는 무라카미 류의 세계가 좌르륵 펼쳐집니다. ㅋㅋㅋ

이거 뭐 나이가 드셔도 여전하십니다 그려 하면서 읽어나갔습니다. 지금은 1권만 끝냈네요.

간만에 약과 폭력과 섹스와 변태가 넘쳐나는 책을 읽었더니 잠깐 적응하느라 시간차가 걸렸네요.

무라카미 류 특유의 찐하고 섬세한 묘사가 상상을 아니할 수 있게 해주니 말입니다. 그래서 혹자들은

류의 책을 읽을 수 있는 이들과 읽을 수 없는 이들로 나누곤 합니다. 그대의 비위가 폭력과 약과

변태행위를 얼마나 견딜 수 있는 정도이냐 아니냐의 기준점으로 류의 소설이 쓰이기도 하는 것이죠.

ㅋㅋ 어째든 이번에 류 아저씨가 그려낸 것은 불사의 유전자를 획득한 그럼에도 지극히 우울한

미래의 모습입니다. 그 속에 인간의 욕망은 어디서 오는지 어떻게 분출되는지 그리고 언어란 어떻게

발현되는지 하는 고민들 사회제도의 모순과 브레이크 없이 달려가는 과학기술이 가져다 줄 우울함을

참으로 변태스럽게 잘 버무렸다 싶기는 합니다.

<노래하는 고래>의 배경은 머나 먼 미래 였으면 좋겠으나 그리 멀지 않은 미래 1400년 묵은 고래의 유전자에서 불사의 유전자를 체취하게 된 인류는 철저하게 불평등의 사회를 창조해 냅니다. 돈 많고 ?

보호하고 지켜야 할? 상위층 인류에게는 불사의 유전자를 심어주고 잔인한 범죄자에게는 노화유전자를 심어버리는 가혹한 세상, 정보의 차단과 언어 규제 그리고 철저한 세뇌교육으로 통제되는 미래사회.

그 모습은 현대 사회가 가지는 특히 일본 사회가 가지는 문제점들과 모순들을 확장하고 가로지르면서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감정도 언어도 욕망도 지식도 정보도 철저하게 차단되고 차별받고 세뇌받는 미래 사회는 이제까지 <오 분 후의 세계>나 <바이러스 전쟁>에서 펼쳐보였던 미래사회의 모습과 다르면서도 또한 연장선상에 있는데 거기에 생명공학이나 언어의 문제 차별과 평등 등 다방면에 다리를 걸친 티가 팍팍 납니다. 한 편으로는 그런 자신의 생각을 뚝심있게 주구장창 밀어붙이는 류 아저씨가 대단하다 여겨지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그런 생각을 펼쳐내는 방식이 한 걸음 더 나아갔으면 좋았을 텐데 싶기도 합니다. 중간중간 좀 지루하기도 했거든요. 게다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고 보여주고 싶은 것이 너무 많고 자신이 이야기하는 방식과 자신이 만들어 놓는 세계에 지나치게 심취한 느낌이 좀 들어서 말입니다. 비위가 약한 분들과 미성년에게는 비추입니다. ㅡ,ㅡ 뭐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요.

어쨌거나 노래하는 고래 이제 2권이 남았습니다. 이 우울한 미래사회의 무자비한 아키라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2권까지 무사히 다 읽을 수 있을까나~

- 다락방서 허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