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에 서점에 나갔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 나와 있는 것을 보고 집어들어 샀습니다.

이번에는 비채에서 나왔네요. 주황색의 표지가 눈길을 확 잡아끌더라구요. 문학사상사 때문인지

하루키옹의 책은 그래도 좀 촌스러워져야 맛인데 말입니다. 이 책은 그래서인지 하루키옹의

책 같지가 않아요.. 그나저나 책을 샀더니 2012년 하루키 달력을 함께 주네요. 내년 제 책상 달력은

이 녀석이 되겠습니다.

 

달력은 아주 쪼마난 녀석이지만, 뭐 책상위 한구석에 놓기엔 딱인 것 같네요. ^^ 이렇게 해서

부터 2012년 달력을 마련하게 되는군요.

책은 제목 그대로 그가 이제껏 써 왔던 에세이나 다른 책들로 엮지 않았던

여기저기 기고한 그리고 이런 저런 이유로 적었던 온갖 종류의 책들을 망라한 글들을 엮은 것입니다.

그리하여 제목 그대로 <잡문집>이 되었습니다. 하루키옹스럽습니다. ^^

그가 너무나 좋아라 하는 음악 CD에 들어가는 글들, 책의 서문, 추천사, 심지어 결혼 축사에

번역후기 외국에 발매되는 책에 들어가는 서문 그리고 인터뷰, 발표하려다 못했던 이야기들까지

시기도 다양하고 종류도 다양합니다. 1979-2010 참으로 긴 세월 동안 버리지도 않고 잘도

모아놓으셨습니다 싶네요. 한편으로는 이런 것까지 다 책으로 나오다니.. 싶기도 하구요.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어떤 글이든 짧든 글이든 다 하루키옹스럽다는 것입니다. 젊은 시절의

글은 젊은 시절대로 또 그렇지 않은 시절의 글은 그렇지 않은 시절대로 말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옹의 글을 읽고 있으니 다시금 청춘의 어느날로 되돌아간 것 같아집니다. 그 때

제가 꽤 힘겨운 청춘을 건너는데 크게 일조한 작가 중 한 명이 무라카미 하루키 였거든요.

책은 뭐 안읽었어도 딱히 상관은 없었을 책이지만 그렇다고 그의 책들은 다 읽었는데 이번에는

그냥 건너가기도 뭐잖아? 하는 느낌으로 읽기도 했습니다 작가도 설렁 설렁 쓴 책이니

나도 설렁 설렁 읽어주자 뭐 그런 느낌일 수도 있구요. ㅋㅋㅋ

어째든 꽤 오랜만에 하루키옹의 책입니다.

참, 한가지 덧붙이자면 비채에서 나온 이번 책은 제본이 살짝 아쉬웠습니다. 들고 다니면서 읽은 것도

아닌데 마지막 한 장이 책에 딱 붙어있지 못하고 쩍 갈라졌습니다. 이런 식이면 조만간 파본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불안이.. 비채에서 나온 책들이 그런 건 없었던 것 같은데 하루키옹책만 왜그러냐

싶었습니다.

- 다락방서 허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