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여요?"

"그건 네가 괴롭더라도 참고 열심히 살면 알게 될 게다.

어떻게 사는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거야."

- 본문에서

 

*

어떻게 살아야 할까, 가난에 못이겨 아버지를 버린 어머니를. 몸이 약해 난남이만 놓고

죽어버린 새어머니를. 내내 고생만 죽도록 시켰던 가난햇던 아버지를.

같은 민적끼리 서로 죽이고 죽이는 상황을. 그럼에도 서로 돕고 살았던 이들을.

원하는 살지 못하고 살아지는 대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시절을.

몽실이는 그렇게 그 시절을 건너면서도 끝까지 자신의 삶과 인생에 대한 고민을 놓지 않는다.

그들을 다 안아주고 그들을 다 용서하면서 말이다.

<몽실언니>가 100만부를 넘겨 다시 새롭게 재출간되어 나왔다. 어린 시절 읽을 때는

팔자가 참 기구하네 하면서 지지리 복도 없다 했는데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니 왜이리 슬픈지요.

몽실이의 팔자는 왜 그런지, 왜 다들 그렇게 밖에 못살았는지 아프고 또 아프기만 하다.

그 아픈 전쟁도 다 겪고 그럼에도 살아야 하니까 또 살기 위해서

절뚝이는 다리로 다시 걷고 또 걷는 몽실이. 그러나 몽실이는 안다.

나쁜 사람은 없다고. 다들 너무 배가 고프니까 너무 괴로우니까 너무 힘드니까 시절이 그랬으니까..

하고 다 용서하고 다 안아준다. 어릴때는 그저 참 가난하고 참 못살고 팔자가 험난한 몽실이구나

했는데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으니 참으로 절절하다. 그 시절을 지나온 세대들에 대해 다시금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살아간다는 것은 그리고 사랑한다는 것은 이렇게 힘겹고

이렇게 아프고 또 이렇게 좋고 이렇게 소중한 것인데, 그때로부터 그리 멀리 오지 않은 것 같은데

우리들은 너무 빨리 너무 멀리 온 듯 그 많은 것들을 잊고 사는 구나 싶다.

한편으로는 가난을 모르는 요즘 아이들에게 이 책은 와닿지도 않고 이해도 되지 않는

어려운 이야기겠구나 싶다. 위인전을 보면 다들 가난해서 고생하고 열심히 해서 위인이 되는데

우리집은 가난하니 않으니 난 무멀 해야 한냐고 물었던 아이가 있었다. 지금은 그런 시대고,

그런 시대를 만들려고 이전 세대들은 참 험난하고 고생스럽게 지내왔다. 그러나 그런 시대이기에

더더욱 이런 시절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시절의 고생과 잘못과 실수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이겨낸 굳센 마음과 그 시절을 감싸안은 넓은 사랑과 용서의 마음을.

권정생님의 아프고 착한 동화가 이런 시절 이런 시대에도 여전히 또 앞으로도 많이 읽히기를

- 다락방서 허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