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목적은, 누가 그것을 지배하든 주변의 사랑할 만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 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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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만한 사람을 만나 흠뻑 사랑하는 것 만으로도 인생은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사랑할 만한 이를 아직 만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커트 보네거트의 <신의 축복이 있기를, 닥터 키보키언>을 읽었다. 블랙 유머의 대가 답게

죽은이들까지 데려와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나 그림이 많아서 좋았고

유쾌하고 즐거웠지만 너무 짧다는 것과 그래서 금세 끝나고 만나는 것은 아쉽다. 커트 보네거트의

유머를 제대로 만나고 싶다면 <나라 없는 사람>이 더좋지 않은가 싶다.

살아있는 이 누구도 죽음을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죽음은 지나치게 과대포장되기도 하고

또 반대로 지나치게 과소평가 되기도 한다. 아마도 살아있는 누구도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블랙 유머의 대가답게 커트 보네거트는 삶과 죽음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펼친다. 그래서 산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까지 모두 자신의 유머 속으로 끌어 온다.

이야기는 재미있었지만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그래서 제대로 그의 책을 만나보고 싶어진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유머를 이야기하던 그는 정말로 죽음의 경계를 넘어 가버렸다.

그는 죽음의 세계로 넘어가 버렸지만 그가 남긴 이야기들은 남았다. 커트 보네거트의 유머를 즐기기엔

살짝 아쉬웠던 책 <신의 축복이 있기를, 닥터 키보키언>

그의 책들을 쭉 훑어봐야지 싶다.

- 다락방서 허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