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른한 오후, 커피 한 잔 드셨나요? ^^

 

하루에 몇 잔이나 즐기던 커피를 하루에 딱 두 잔으로 줄이고 난 후

그 두 잔에 공을 들여서? 마시기 시작했다. 모르고 마실 때도 좋았던 커피가 조금 더

알아가면서 마시니 더 좋아지기도 했다. 좋아하면 시간을 들이게 되고 시간을 들이니

돈도 들어가고 노력도 들어간다. 뭘 했다 하면 관련 책들부터 찾아보는 지라 커피 관련 책들도

읽었다. 원두를 고르고 커피콩가는 기계를 구입하고 프렌치, 카페 핀, 드리퍼, 포트...

집에 이런 저런 커피 관련 용품?들이 늘어간다. 여기까지! 라고 선언한 이후에도 야금야금~ㅋㅋ

그렇게 커피를 즐기면서 읽게 된 만화 중 하나였던 <커피 한 잔 더>

지금은 이런 저런 커피 만화들도 많아진 것 같다.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그림과 내용에

슬쩍 미소가 지어지는 만화였다. 그 때 나오고 2010년에 나오고 한동안 소식이 없어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번에 4권, 5권이 나오면서 완결이 되었다. 그 사이 그림체는 좀 바뀌었지만 여전히 소소하고

때론 너무 시시콜콜하고 또 지나치게 감상적이기도한 이야기들은 여전하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커피를 내리를 기기들이나 고양이들을 사람으로 바꾸는 것들은 심히 오덕스럽고

여전히 오글오글 하지만 커피 한 잔이 주는 여유와 향기는 좋다.

예전에도 느꼈지만 밤에는 읽으면 안될 것 같은 만화다. 깊은 밤 공을 들여 커피를 한 잔 마시는

장면에서는 나도 책을 덮고 커피를 마시고 싶어져서 말이다. 이제는 저녁에 커피를

마시면 잠이 안와서... 늦은 밤 커피향을 느끼기가 어려워졌다. 아, 아쉬워라.

오늘은 좀 이른 점심을 먹고 진한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이렇게 꽃들을 보면서 혼자 마시는

커피도 좋다. 조용하고 나른하고 느긋하다. 그러나 조금 있으면 또 분주한 일들이 시작될테지.

이야기 중에서 겨울 동면에 들어가는 에피소드가 있다. 지구가 점점 추워져서 삼계절은 평범하게

지내다가 겨울동안 모든 공공시설과 일상을 폐쇄하고 다들 저장식품을 사서 집에 콕 박혀 지내는

건데 몇 달은 몰라도 한 달 정도는 그런 시절이 있어도 재미있겠다 싶다. 읽고 싶은 책들, 보고 싶었던

영화들과 함께 보내는 그런 동면휴가도 말이다. ㅋㅋㅋ 그러나 지금은 꽃들이 만발한 봄.

오후에 커피 한 잔 마셨으니 오늘 하루도 마저 씩씩하게 보내야 할 듯~

<커피 한 잔 더> 따뜻하고 조용하고 느긋하고 손발 조금 오글거리지만 소소하고 재미있는 만화다.

꽃들이 만발한 봄밤이나 화창한 오후 커피 한 잔과 함께 읽어도 좋을 듯~

- 다락방서 허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