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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그림자를 이용한 실루엣 애니메이션 <프린스 앤 프린세스>가 있었는데

그런 실루엣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느낌이 드는 그림책이 나왔다.

이름은 <왕국 없는 공주> 성에서 고이고이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야 공주겠으나 이 그림책의

주인공인 공주님은 그렇지가 않다. 왕국을 잃어버린 채 말을 끌고 왕국을 찾아 떠돌아 다니는

공주인 것이다. 가지고 다니기 불편한 것들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면서 이 곳 저 곳을 헤매면서

자신의 왕국을 찾아다니는 아름다운 공주다. 그럼에도 누구나 다 그녀가 공주인 것을 알고

있다. 여기저기 많은 왕국들을 떠돌아 다니면서 그녀는 자신만의 왕국을 찾는다.

제목과 주인공에서 딱 느껴지는 바가 있겠지만 이 그림책은 기존의 공주 이야기를 여러면에서

재해석한 그림책 되시겠다. 일반적인 공주들과는 달리 스스로 자신의 왕국을 찾아나선 공주가

주인공인 것만 봐도 알겠지만 말이다. 자신만의 왕국을 찾아 드레스를 기워입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이 공주님이 결국에는 자신만의 왕국을 찾을 수 있게 될런지 아닌지는 책을 보면 알게 될 것이다.^^;;

동화는 시대의 산물이고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대의 소망과 더불어 그 시대의 편견들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이른바 공주이야기들이 아이들에게 과거의 고정된 성역활이나 미인관, 현실과 많이 다른 결혼관을 주입할 수도 있다. 그런면에서 이런 동화들을 그대로 읽혀주기만 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기존의 좋지 않은 편견을 주입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이미 사방팔방에 널리

퍼진 그런 동화들을 다 멀리하고 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동화나 이야기에 대해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 싶다. 그리고 과거에 만들어진 그런 동화들의 전형성을 깨뜨리는 지금 시대의 동화들을 함께 읽히면 된다고 생각된다. <신데렐라>와

<백설 공주> 사이에 <종이봉지공주>나 <흑설공주>처럼 공주의 전형을 깨뜨린 이야기를 함께 읽하는 것이 지금 시대의 아이들에게 더 자연스럽고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니 말이다. 시대가 바뀌니 이야기도 바뀐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보다 더 달라진 시대에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런 책들을 모두 읽으면서 자란 아이들은 커서 또다른 그 시대에 맞는 자신들만의 이야기들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이 그림책이 눈에 띤 건 처음에는 실루엣 애니메이션 기법 때문이었고 그 다음에는

그 내용 때문이었다. 공주이야기에 한창 열올리며 몰입하는 꼬꼬마 여자친구들에게 권해 주고 싶은

새로운 시대의 공주동화 <왕국 없는 공주> 다. ^^

그러고 보면 우리는 모두 한 때 공주였고 왕자였다. 그렇지 않나?

그 왕자였고 공주였던 우리들, 지금 자신의 왕국에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ㅋㅋ

- 다락방서 허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