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는 언제나 엇갈린다. 모든 스포츠 선수들은 이기기 위해서 싸우지만 이기느냐 지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기나긴 승부 속에서 승리와 패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중요하다.

승리의 기쁨에 심하게 도취하지 않고 패배의 수렁에 너무 깊이 빠져들지 않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깨닫는 순간, 진정한 승부 근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118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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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근성은 하나도 없는 그는 승부와 승패에 대해 관망하기를 즐겨한다.

그러게 인생은 수많은 승부들로 가득 차 있다. 우리를 거쳐간 그 수많은 시험들 그리고 실험들

테스트와 선택들을 보라... 어떤 때는 웃을 수 있었고 어떤 때는 울어야 했고 어떤 때는

민망해 죽을 것 같았고 어떤 때는 시간을 물르고 싶었고 어떤 때는 영원히 거기 머물고

싶기도 했다. 승리의 순간도 실패의 순간도 모두 지나간다. 그것들을 다 순간이니까.

그러나 인생은 승리 이후에도 실패 이후에도 쭉~~ 찾아온다.

그러니 승리도 실패도 잘 지나보내는 것이 진정 중요한 일이기는 할 듯 싶다.

소설가 김중혁 보다는 김연수 친구 김중혁으로 더 친근한? 그의 에세이집 <뭐라도 되겠지>

시간이 없고 책은 훌훌 보고 싶을 때는 역시 에세이다. 속도도 빨리 나가고 일상의 빈틈이나 쉼표

같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김중혁의 에세이에서는 세상 다방면으로 뻗은 그의 호기심과 유머에

별 생각없이 큭큭대다 보면 책이 끝난다. 전에 <대책없이 해피엔딩>을 통해서 알게 되었지만

그는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린다. 이 책 역시 표지 일러스트 모두 작가가 다 했다.

혼자서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면 글 쓰는 값도 받고 그림 그리는 값도 다 받으니까 좋겠네

문득 그런 생각을 해 본다. ^^;;

이 에세이에는 티비 버라이어티쇼에서부터 스포츠경기, 책, 음악, 그림과 영화... 다방면으로 뻗은

그의 안테나가 느껴진다. 소소하고 별 것 아닌 것들이 주는 위안과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

특히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의욕도 넘치는 열정도 없는 이들과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그런데 다 할 능력은 되지 않는 이들에게도 말이다. 산만하고 별 생각없이 잘 놀고 잘 버티다 보면

그게 뭐든 뭐라도 되는 것이 이 책이니까~

책을 보면서 재미있었던 것은 동시대의 버라이어티쇼와 티비에 대한 그의 애정, 그리고 잡스러움과

좀스러움의 경계를 능수능란하게 넘나다는 척 하는 능구렁이쇼가 재미있었다는 점이다.

가벼움과 유머스러움 그리고 잊을만 하면 한번씩 던져주는 적당한 무거움.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엇던 <대책없이 패히엔딩>에서도 느꼈지만 그의 에세이 재미있다. 그렇다면 소설은?

아직 안봐서 모르겠다. ㅋㅋ 이런 식이라면 조만간 그의 소설을 보게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만,

그 전에 에세이가 또 나와주면 그것부터 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ㅋㅋ

아직 보지 않았다면 봄날 키득이며 보기에 좋을 듯.

- 다락방서 허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