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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정답이 없는 질문을 싫어한다. 특히 어른들은 더 그렇다.

예를들어 1더하기 3이 뭐예요? 라는 질문에는 기분좋게 정답은 4란다.. 라고 답을 해주지만,

무지개가 정말 일곱가지 색인가요? 라는 질문에는 좀 귀찮지만 하는 표정으로 그건 문화권에

따라서 셋으로도 보고 다섯가지로도 보지만 일반적으로 일곱가지 색이라 한단다.. 하면서

답을 해준다. 그러나 거기에서 질문을 멈추지 않고 어린이보다 어른이 존경받는 것이 당연한가요?

라든가 내가 안다는 것이 정말 아는 것이라고 어떻게 확신하지요? 하는 질문들이 나온다면,

세상에서 가장 귀찮은 얼굴을 하고 아이에게 쓸데없는 질문은 그만하고

해야 할 일들을 하라고 답한다.

 

아이들은 그런 일들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정답이 없는 질문은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질문은 쓸데없는 것이라는 것을 체득해 나간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하고 나는 묻고 싶다.

답을 아는 것보다 질문을 던지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인데 질문은 가르치지 않고 답만 알려주는

교육과 시스템이 오히려 더 문제가 있는데 말이다.

내가 좋아라 하는 상수리의 철학하는 어린이 시리즈는 그런 면에서 어른들이 정말 좋아하지 않는

그런 타입의 책이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답이 없는 질문으로만 가득하니까 말이다.

이번에 나온 것은 <선과 악이란 무엇일까요?> 이다. 이번에도 역시 만만치 않은 질문들로 가득하다.

이런 질문들은 답을 얻으려고 던지는 질문들이 아니다. 스스로 그 답을 생각해 보고 자신만의

답을 알아내고자 노력하는 그 과정과 시간이 중요한 질문들이다. 책을 읽다 보면 세상이 알려주는

답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런 과정이 생각의

힘을 마음의 힘을 길러가는 것임을 말이다.

 

선거철을 맞아 많은 이들이 자신이 선이라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뻔히 보이는 이도 있고 그 속을

알 수 없는 이도 있다.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는 사람들이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다르겠으나

약속과 신의 그리고 책임의 문제에서 기본적인 것들도 지키지 않고 거짓말을 남발하는 그들이

말하는 선이 누구를 위한 선일지 우리는 생각해야 할 것이다.

생각을 부르는 책, 고민을 부르는 책, 성질을 거스를 책, 가끔은 두통도 유발할 책, 그러나

아이들과 함께 읽고 또는 혼자 읽어도 좋을 책 <선과 악이란 무엇일까요?>이다.

답만 외우고 질문할 줄 모르고 생각하기를 꺼려하는 아이들과 어른들께 모두 권해 본다.

- 다락방서 허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