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기 여우는 숲 속에서 노란 양동이를 발견합니다.

빨간색도 파란색도 아닌 아주 노란 양동이!

물이 담긴 양동이 속에서 여우가 메롱 하니 함께 메롱 하고 웃어주는 양동이죠.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고 여우에게도 아주 잘 어울리는 양동이.

주인을 알 수 없는 양동이를 그냥 가질 수는 없으니 일주일쯤 그냥 두고 지켜보기로 합니다.

여우는 아무도 가져가지 않는 그 양동이를 지켜 보며 기다립니다.

 

아이들책을 다시 훑고 있는데 노란 양동이 동화책이 새삼 눈에 들어옵니다. 어린이 동화책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 셀러가 된 노란 양동이 입니다. ^^;

숲 속에서 발견한 노란 양동이를 즐겁게 기다리는 아기 여우! 가 왜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받을까..

요즘 애들이 작은 양동이 하나를 기다리는 그 마음을 알까. 그런 생각이 들지만 애들 입장에서는

양동이는 비싼 게임기가 되기도 하고 놀러가겠다는 약속이 되기도 하고

함께 놀자고 말한 친구의 말이 되기도 하고 기다리는 생일이 되기도 합니다.

소풍가는 날 하나, 게임기 하나, 좋아하는 책 한 권 그 하나에 기분이 확 좋아지고 금세 얼굴이

펴지는 걸 보면 애들은 애들이네 하면서 함께 우리는 나의 것, 그리고 기다리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어른이 되면 일단 소유는 누구것이냐, 법적인 책임은 어떠냐, 가격이 얼마냐를 따지겠으나

동화책이니 그런 건 없습니다. 기다림의 즐거움과 귀여움이 가득할 뿐!~^^

요즘 애들은 참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어른들은 말합니다. 좋은 것들에 둘러싸여 부족할 것 없이

자라니까요. 그러나 대신 학원 하나 없이 그저 멍하니 하루를 보내고 흙먼지를 뒤짚어쓴 채

뛰어놀던 시간들은 없는 세상에 아이들은 살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 더 좋은 세상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바쁜 아이들도 커서 그래도 어린 시절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가끔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노란 양동이 하나에 즐거워 할 수 있는 아기 여우 같은 마음을

아직은 잃지 않기를 하고 말입니다...

- 다락방서 허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