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일에는 '시작 할 때'와 '마무리할 때'가 있답니다.

-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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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심심한 그림 그리고 잔잔한 글로 시작하는 그림책 <우리 서로 사랑할 때에>다.

남아프리카의 시골 마을의 풍경이 잔잔하고 좀 심심한 듯이 그려진 그림책. 휘리릭 재빨리 읽어

넘길때는 보이지 않지만, 천천히 그림과 문장을 음미하면 읽는다면 심심한 그림이 따뜻한 그림으로

채워질 그런 그림책이다. 세상과 인생에는 모두 다 저마다의 '시작할 때'와 '마무리할 때'가 있다는

이야기 지금 내 곁에 있는 작은 씨앗이 지금 당장은 볼품없어 보여도 훗날 멋지고 늠름한

나무로 자라나 맛있고 싱싱한 열매를 맺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된다는 것을 알려 준다.

이런 그림책은 분명 아이들을 위한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본다. 이제 그 어떤 때도

제대로 시작해 보지 않은 아이들에게 지금은 기다려야 할 때다 지금은 배워야 할 때고

지금은 사랑해야 할 때라는 이야기 같은 것은 잘 들리지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니까 말이다,

오히려 아이와 함께 이 그림책을 읽어줄 엄마나 아빠를 위한 책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아이를 사랑해

주어야 할 때라고 아이가 자라나기를 기다려줄 때이고 인생의 행복은 지나가는 것이며

떠나야 할 때도 언젠가 찾아오게 될 거라고 말이다. 인생의 때를 모르고 분주하게 지내는

어른들이 어디 한 둘이냐 말이다. ㅡ.ㅡ;;;

그림책은 그림이 있는 책들이라는 말일 뿐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그림책은 아이들 보단 어른들을 위한 것임이 자명하니까. 이 책도 그렇다 인생을 달관한 듯한

문장들은 아이들 보다는 어른들에게 유용하고 또 그런 쉼표는바로 어른들에게 필요할 테니까.

지금 나는 아주 바쁘게 달려가야 할 때를 맞이하고 있다. 이 순간이 지나고 또 조금은 여유를

가질 때 사랑할 때 그리고 기다려야 할 때와 멋진 열매를 거두게 될 때를 기대한다. 시간이 가면

그런 때도 분명 오기는 오겠지? ㅋㅋ

가야 할 때는 알고 가는 자의 뒷모습이 얼마나 멋진가 하고 이형기 시인은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다 안다. 가야 할 때가 언제 인지 아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서로 사랑할 때에 인생도

세상도 아름답다는 것은 우리는 모두 안다. 그러나 슬픔의 순간이 다가오는 때도 있고

묵묵히 버텨야 하는 떄도 있지만 그건 참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림책을 덮으면서 잠시 쉼표 하나 찍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내가 기다리는 그 때가 너무 늦지 않게 찾아와 주기를 고대하면서.

- 다락방서 허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