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그리 겁날 게 있어? 까짓것 상처밖에 더 받겠느냐고.

그리고 인생에 상처도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사냐 말이다.

- 본문 중에서 

 

*

그녀가 독일에서 만난 분이 한 이야기다.

참 씩씩하고 재미있지 않은가. 그래, 성처도 없다면 무슨 재리로 사나,

그리 겁내지 말고 해보자. 일단 해 보는 게 안해보는 것 보단 낫지 않아?

그러니 이제 그만 좀 망설이자. ^^

 

공지영의 초창기 시절의 소설들도 꽤 많이 읽었고 잊을만하면 한 번씩 그녀의 이야기들은 꽤 읽었다. 그러나 그렇게 읽었음에도 공지영을 좋아하는 작가라 말하지 않고 신간이 나와도 찾아읽게 되지 앟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잊혀질만하면 이렇게 한번씩 그녀의 이야기를 읽게 되는 일이 생기니 그건 또 그것대로 재미난 인연의 작가구나 싶기도 하다. 어째든 그리하여 이번에 그녀의 에세이는 처음 읽었다.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한겨레에 연재했던 이야기들을 모은 책으로 유머와는 거리가 꽤 멀었던 그녀가 가볍고 재밌는 이야기를 해보고자 마음먹고 시작한 에세이다.

 

 웃겨보자고 시작한 글이라 일부러 무겁지 않으려 애쓴 흔적들이 보이고 무엇보다 여러 모로 엄마나 작가 아줌마로써의 평범하고 재미난 생활인으로써의 그녀의 모습이 엿보이는 글들이었다. 내가그녀의 글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누구나 느끼는 일들을 마치 혼자만이 겪은 듯이 그려지는 인물들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상적인 일들에서조차 지나치게 상처받는 인물들에게 감정이입이 되지 않고 오히려 거부감이 들었달까 그랬다. 아마도 부침이 많았고 예민했던 그녀의 상처들이 글 속에 투영되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그리고 도덕교과서같은 부분들도 그리 마음에 들지 않고 현실은 사라진 먼나ㅏ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별로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글에서 보니 시골에 파묻혀 지내는 친구들 이야기, 세상 사는 이야기, 가끔은 재미있고 가끔은 이건 뭐지 싶은 이야기들도 뒤섞여 있지만 그녀도 세상의 물살을 하나 둘 헤쳐 나가면서 많이 단단해지고 둥글어지졌구나 싶었다.

 

누구나 그러하듯 나이가 들면 세상에 부딪치고 깨지고 망가지고 상처입고 그리고 또 아물기를 반복하면서 다들 저마다에게 둥글고 편안한 모양새를  찾아가게 된다. 풋풋하고 싱싱한 청춘들의 이야기도 좋지만 그런 청춘들이 다 지나고 나서 찾아오는 이 편안함의 이야기들도 참 재미나고 좋다. 이렇게 저렇게 혼란스러웠던 시간이 지나고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과 어느새 둥글고 단단해진 주변을 바라보게 되는것 그것이 아마 나이가 든다는 것의 좋고 재미난 점이 아닐까 싶다. 아, 역시 나도 나이가 좀 들어버린 것이지~ ㅎㅎㅎ

 어느새 씩씩한 엄마이고 아줌마가 된 그녀의 유쾌하고픈 날들의 이야기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였다.

- 다락방서 허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