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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으면 뭐가 좋은데요? 가끔 그런 질문을 받는다.

책 많이 읽으면 성적이 좋아져요? 또 가끔은 그런 질문도 받는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나는 그냥 웃는다. 얼굴은 웃지만 마음은 참 슬프다.

전자의 질문은 좋은 것이 없다면 나는 읽지 않겠다는 계산이 느껴져서 슬프고,

후자의 질문은 세상과 인생의 잣대가 성적 말고는 느껴지지 않아 슬프고 가슴이 아프다.

 

책은 이야기고 이야기는 인생과 삶에 있어서 즐거움을 주는 여분의 요소는 될 수 있지만

없어서는 절대로 안되는 필수 요소는 사실 아니다.

그런데 왜 우리들은 책을 읽을까? 책을 읽으라고 말하고 책을 읽으려고 애쓸까?

이야기는 인간과 인간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나름의 해법을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이야기와 수많은 등장인물들 그리고 수많은 상황들은

우리들에게 다양한 인간과 다양한 삶과 다양한 상황에 대한 이해하게 해준다.

책 속의 이야기는 비유로 상징으로 때로는 말그 자체로도 우리들에게 수많은 질문을 하고 생각을

하게 하고 해답을 찾게 하니까 말이다. 자신 안에 수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면 살아가면서

만나는 수많은 다양한 상황들에서 절망하지 않고 이겨나가게 할 힘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러니 책을 읽어주고 읽어나가가는 것은 인생을 헤쳐나갈 힘을 저장하는 일과 같은 것이 아닐까.

 

이재복의 <아이들은 이야기밥을 먹는다> 라는 책은 제목이 책의 전부를 한 문장에 넣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목이 참 마음에 들지 않는지? ^^;;  몸이 자라기 위해 아이들이 밥을 먹듯이

마음이 자라고 정신이 자라기 위해서 아이들은 이야기밥을 먹어야 한다.

아이들은 책 속의 이야기들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마음과 생각을 키우고 세상을 배운다. 특히 이 책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전래 이야기이다. 전래 이야기는 수백년에 걸쳐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인 만큼 이야기의 힘을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야기와 책을 잘 읽고 접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읽어주고 듣는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덧붙인다.

 

그러나 이 책의 아쉬운 점은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무척이나 간단하고도 명료한데, 그걸 철학이나 심리학 정신분석학 등을 동원해서 증명? 하고 설명하려고 하다 보니 에로스니 리비도니 그림자 인간이니 하는 전문용어가 무시로 난무해서 아이들책과 동화에 관심이 있는 부모들이 읽기엔 참 부담스럽고 현실성이 없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런 심리학이나 교육학을 전공한 선생님들이 보기엔 기존의 책들 이상의 새로운 관점 같은 것이 전혀 없이 뭐랄까 내용의 전개가 너무 뻔하게 느껴진다. 차라리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들려주며 함께 하는 일의 중요함에 초점을 맞춰 부모용으로 책의 활용이 덧붙여진 실용적인 책이나, 아니면 좀더 나아가서 아예 교육학이나 동화연구를 하는 전문가용으로 나오던가 했으면 하는 그런 아쉬움이 들었다.

 

부모가 자신의 아이에게 유기농 야채를 먹이고 몸에 좋은 음식들을 선별해서 먹이며

아이의 몸을 키우듯이 좋은 이야기를 선별해서 책을 읽어주고 듣고 함께 하는 시간이

아이들의 정신을 마음을 건강하게 키우는 시간임을 

모든 어른들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특히 엄마 아빠들이...^^

 

좋은 이야기를 잘 골라 맛있는 이야기밥을 먹이자는 책 이재복의 <아이들은 이야기밥을 먹는다>였다.

- 다락방서 허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