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 김욱 옮김

- 독서기간과 시간 : 2012 .02 .10 ~13 / 약 100분

- 평가 : ★★★★☆

- 독서목적 : 한번 읽어보고 싶어서..

 

 

 

이 책을 실용독서로 분류할지 인문으로 분류할지 10초쯤 고민했다.

쇼펜하우어는 칸트의 이상을 받은 철학자로 헤겔을 엄청 싫어한 염세주의자쯤으로 알고있었는데..(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읽다가 덮은적이 몇번이더라.................) 본격적인 독서를 하기위해 책을 뒤적이다가 발견한 책이다. 쇼펜하우어의 인생론만 알다가 문장론이라니, 게다가 이 컴팩트한 사이즈! 손잡이를 잡지않아도 될 만큼 비좁은 지하철에서 이름은 모르는 그렇지만 얼굴은 아는 키 큰 어떤 남자 등판에 살포시 얹어 읽어봄직한 무게와 크기였다.

꼭 그렇게까지 읽겠다는 것은 아니고, 무게와 크기는 정말 맘에 듦...

 

 

 

이 책은 좋은 글.. 즉, 문장을 쓰기 위한 3가지 관점을 이야기 한다.

사색, 글쓰기, 독서.

 

<사색편>
제대로된 독서를 위해 여러 책들을 읽다가 이 책의 첫장을 읽으며 많은것을 느꼈다.
사실, 곧 리뷰로 남길 이지성씨의 『리딩으로 리드하라』에서 느꼈던 제대로된 독서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특유의 염세주의자 포스를 뿜어내며 생각(사색) 하지 않는 독서따위 개나 줘버려 (...) 라고 말한다.

(물론 이지성씨보다 쇼펜하우어가 훨씬 오래전 사람이며, 유명한 철학자이지만, 난 이지성씨의 책을 먼저 읽었다. -_- )

무조건 적인 다독은 할 필요가 없으며 인생을 허비하는것이라 이야기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책을 읽을것이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나 역시 그런 독서를 했다.

자. 이제 책한권 읽어볼까. ..... 며칠후.... 다 읽었다!

철학자의 입장에서 사색이란 어찌보면 당연한 일과이고, 사색을 통한 깨달음 역시 철학자 이기에 가능하다 느낄지 모르지만 사색은 누구나 가능한 것이고 철학자 역시 누구나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사색이란 단어가 아마 현대에서 목적있는 독서를 위한 생각하기를 말하는 것이고 굳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읽고 생각하고 그 생각을 통해야만이 진정한 독서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글쓰기편>
사색을 통한 독서를 통해 진정한 글쓰기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간결한 문장을 쓰는것이 중요하며 이런 문장을 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 이야기 하고있다.

이 당시 시대에서 (현대와 크게 다른것 같진 않은 익숙함을 느낀다)문법과 문체, 제목과 소재, 작가의 태도와 심지어 평론가에 대한 비판까지 쏟아내며 제대로된 글쓰기에 대한 단편들이 나열되 있다. 결론은 자신의 사색을 반영하여 제대로된 문체와 태도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시 사색, 사색, 사색이다..

 

<독서편>
첫문장부터 강하다. 무지와 부의 결합은 인간의 품의를 떨어뜨린다...........(푸..품위라..)
독서편 역시 사색편에서 언급한 내용과 연관되어 있다. 결국 생각없는 독서는 할 필요가 없으며 그런 독서는 타인에게 생각을 떠넘기는 행위라고까지 이야기 한다.

생각없는 독서는 인간이란 망각의 동물에게 곧 지워질 모래의 발자국, 지워질 칠판과 같은 것이므로 생각을 해서 소화를 시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하게 말한다.

또한 고전독서의 필요성 (고전은 시대와 상관없이 강조되는 부분인듯 하다) 을 역설하며 천박한 평론가(제 생각은 아닙니다..) 와 신간에 주목하는 그 시대의 세태에 대한 비판을 한다.
좀 무섭다. 엄격한 할아버지에게 혼나는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책을 사는 행위는 좋은것이지만 사는것과 그 내용을 파악하는것은 별게라며 다시한번 꾸짖는다. 정치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도 잠깐 등장하는데 피히테, 헤겔 (-_-왜 안나오나 했다.) 을 사이비 철학자라고 이야기하며 비판한다.

 

쇼펜하우어를 싫어하는 사람도 물론 있을것이다. 개인적으로 헤겔과 쇼펜하우어의 책을 같은 시기에 접해본 입장에서 어느것이 더 좋다, 어떤 철학자의 성향을 마음에 더 두고있다고 하기엔 줏대가 없다고 봐야겠지만 (후후..후....후후후..) 염세주의 냄새가 곳곳에 묻어나서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좋았던 것은 직설적이고 강한 어조를 통해 제대로된 독서와 글짓기를 강조하고 있고 거칠것 없는 비판을 통해 누구보다 그 시대에 문학에 대한 걱정이 담겨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한장한장이 단편으로 이루어져있어서 출퇴근용으로 읽기에 정말 딱이었던 .. 앞서 언급했듯이 크기와 무게까지..

할배.. 좀 무섭긴 합니다. ㅎㅎ

쇼펜하우어, 문장론, 염세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