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화려한 이력과 수상내역이 나의 눈길을 이끌던 작품이다. 베트남에서 태어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자란 저자의 성장배경도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푸시카트 상, 코페르니쿠스학회 미치너 상을 수상했다고 소개하니 그의 작품이 궁굼하지 않을수가 있으랴.. 그래서 그의 세계관에 대해 아는바 전혀없이 그의 후광만을 보고 읽게 된 소설이다. 제목과 책표지를 보니 왠지 읽고 싶어졌다.

 우선 나의 결론은 실망이다. 읽기가 너무너무 힘들었다. 나에게 있어서 책이 읽기 힘들다는 것은 그 책이 안좋다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진정 좋은 책이란 쉬운 말로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게 저자의 세계를 보여줘야 하는데, 나는 저자의 소설전개가 너무너무 낯설어서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집중이 안 되는 책은 산만하게 읽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서평을 쓰기전에 다른이들의 서평이 궁굼해져서 검색해서 읽어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쉽게 잘 읽었나보다. 나한테는 어려웠는데 말이다. 왜 어려웠는지 말하자면, 내가 겪은 일상의 삶과 너무 달라서? 아니면 저자의 소설 전개방식이 왔다갔다 하는 것이 나로하여금 누가누구의 말인지, 누구의 속마음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워서라고 할까? 하여튼 그런 면에서 소설읽기가 가히 짜증스러울 정도였다. 왔다갔다 장면의 변환이 많고 화자의 시점도 툭하면 바뀌는데 도대체가 쉽게쉽게 다가오지 않고 헛갈리기만 한 것이다. 작가는 나에게 너무 불친절했다고 말할 수 있다..

 본론으로 돌아가 책평을 하자.
 총 7개의 단편소설이 들어가 있다. 사랑과 명예와 동정과 자존심과 이해와 희생, 카르타헤나, 일리스 만나기, 해프리드, 히로시마, 테헤란의 전화, 보트 총 7개가 수록되어 있고, 그중의 보트편이 제목으로 올라와 있는 것 같다. 어차피 모든 단편 소설이 보트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하나같이 인간의 심연 저 깊은 곳 어두운 면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베트남 전쟁 경험이야기, 14살 소년의 암살이야기, 죽을 병에 걸린 아버지가 자신의 딸을 만나기까지의 과정, 몹쓸 병에 걸린 엄마를 두고 있는 청소년의 이야기, 히로시마 전쟁속의 사람들, 이란의 정치적 이야기, 베트남 이야기 모두 어두움을 짙게 드리우고 있다. 그 출렁이는 어두운 바다를 떠돌아다니는 작은 보트를 그려낸 책 표지... 

 책을 읽으면서 계속 머릿속에 반복되는 질문.
 설마 내가 저자가 베트남사람이라고 무시해서 그런것일까?
 그는 변호사 출신의 작가임을 난 잘 안다. 
 그런데 변화무쌍한 화자의 작가시점과 순행적/역행적 시간구성의 범벅이 날 너무 힘들게 한 책.
 
 그래도 가장 마음에 와 닿고 가슴 애린 구석이 하나 있다면 14살 소년이 수류탄을 터트리는 장면이다.
 무엇을 위해 소년은 자살폭탄테러를 해야 하는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