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을 보는 순간 읽고 싶어지는 마음이 저절로 들었다. 현재 시댁에서 살고 있는데 조금 있으면 대출을 껴안고 산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내 집이 생겼다는 기쁨은 대단하지만 나만의 집이 아니라 대출금때문에 은행과의 불편한 동거를 하는 기분이 드는 것이 그 빚을 빨리 갚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나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대출금을 빨리 갚을 수 있을까? 오로지 그 생각뿐이다. 그것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만의 분신이 아직 엄마의 보살핌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3개월만 쉬고 직장을 복귀했다. 그렇다면 절대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고 저축해서 인생의 꽃을 제대로 피워보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저자는 시계회사의 사장으로 잘 나가는 시절도 있었다. 월 매출이 몇천만원을 넘나들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IMF의 직격탄을 맞고 어음을 남발하다 결국 파산을 하게 되고 살던 아파트도 마누라 몰래 팔고 여기저기 숨어다니며 살게 되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한때는 왜 자기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IMF만 없었다면, 나에게 시계를 받아간 소매점들이 내게 그 돈만 갚는다면 등등의 아쉬움때문에 매일매일 술에 찌든 삶을 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날 자다가 텔레비전을 끄려고 하는 찰나,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 하는 소리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궁굼하시면 읽어보세요.) 최근 나도 ’꿈꾸는 토르소맨’을 읽고 불평하는 삶을 끝내기로 마음먹은 바 있기에 매우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마음 바꿔 먹기는 쉬어도 평소의 습관까지 바꾸는 것은 너무너무 힘들다.

 그는 10년동안 3억 5천만원의 빚을 갚았다. 어떻게 갚았는지 너무너무 궁굼했다. 어제 저녁에 배달된 책을 아가를 재우고, 아가에게 모유수유를 하면서 새벽에 잠이 깨면 그 책을 읽어내려갔다. 아저씨의 굴곡진 인생과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이야기가 너무너무 내게 호소력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소설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실화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빚을 다 갚았지만 매일매일 아르바이트만 7~8개를 소화해내신다고 한다. 우리에겐 불가능해보이는 이야기이다.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루에 어떻게 두세시간만 자고 일을 하지?  이 책을 읽어보아라. 그는 해냈다. 아르바이트를 직업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일한 결과 점점 짧은 시간안에 일을 마스터하게 되고, 더 많은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건 열심히 그리고 즐기며 일하는 자는 결국 성공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미친듯이 10년을 일함으로써 그는 그 많은 돈을 갚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너무 쉽게 그리고 편하게 돈을 벌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맘에 와 닿는 것은 이종룡씨의 삶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이다. 부도를 내고 자칫 포기하는 삶을 살았을 수도 있으나 그는 주민등록이 말소되어 취직도 안되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물론 일하는 중간중간 지쳐서 쓰러질 때도 있었으나 그는 극복해나갈 방법에 초점을 맞추며 이겨냈다. 잠을 자고 싶고 밥을 제때 먹고 싶기도 했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빚을 갚은 이종룡씨의 생생한 이야기를 읽으며 나 자신을 다시 한번 채찍질하게 된다. 




3억5천만원의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