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도 마무리되어가는 지금 나의 1년의 성과는 어땠을까? 연초의 원대한 목표는 이루지 못하고 아쉬움만 가득한 나를 보게 되고 만다. 그 이루지 못한 목표 중 하나는 모든 대한민국 사람들의 소망인 영어 정복(?)이 있다. 나의 영어 공부는 중학교 때부터 성인에 이른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나타내기에는 아직도 내공이 부족한 것을 느끼고 만다.

이유를 생각해 보면 영어에 대한 끈기가 부족했던 것 같다. 멈추지 말고 꾸준히 해야 하는데 연초에 세웠던 영어 공부에 대한 계획은 어느새 흐지부지 되고 만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를 찾자면 텍스트에 의한 영어 공부의 한계가 아닐까 싶다. 텍스트에 의존한 영어 공부는 이해하기도 어렵지만 금방 잊어버리고 만다.

다시 마음을 먹고 영어를 공부하고자 하는 이때 기존의 영어 책과는 조금 다른 책을 만나게 되었다. 예쁜 오렌지색의 책은 아이들이 보기에 딱 좋은 그림들로만 가득 차 있다. 저자는 이 그림이 주는 효과를 두 가지로 주장하고 있는데, 하나는 보는 즉시 내용을 알게 해준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우뇌를 자극해 기억을 쉽게 해준다는 것이다. 책에서 딱딱한 문법이나 회화의 형태를 조금도 찾아 볼 수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림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책의 사이즈는 작아 항상 곁에 두고 볼 수 있다.

이 책 『ENGLISH ICE BREAK - BASIC』<Watermelon.2008>은 이제까지의 영어책과는 조금 아니 많이 다르다. 이 책이 과연 나의 영어에 대한 목마름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아니면 기존의 책처럼 영어에 대한 좌절의 아픔을 다시 줄 것인가? 이 책이 비영어권 국가에서 온 반벙어리 외국인들에게 즉각적이고 유쾌한 효과를 거둔 영어 교재라고 말하고 있기에 기대해본다.

우리는 망각이라는 신이 주신 선물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영어에서 만큼은 이 선물을 절대로 받고 싶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선물을 이미 받아버렸다. 우리는 망각을 인정하고 이것을 뛰어넘기 위해서 수없이 반복하는 수밖에 없다. 저자는 불규칙적인 우연한 만남이 우리의 기억에 자리 잡기 쉽다고 말하며, 본문의 모든 그림과 스크립트는 불규칙적으로 7번 정도 반복 된다고 한다.

책은 친절하다. 그림도 친절하지만, 본문의 뜻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본문의 하단부에 작은 글씨로 뜻을 해석해 놓았다. 글씨가 작은 이유는 그림과 영어에 집중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따로 뒷부분에 해석을 실은 것이 아니라 본문 바로 아랫부분에 실었기 때문에 찾는 수고를 덜 수 있기도 하다. 또 각각의 챕터 끝에는 본문의 내용을 테스트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본문의 내용은 출판사의 인터넷 카페를 통해 mp3 파일로 다운 받을 수 있다.

영어에는 왕도가 없는 것 같다. 영어의 고수들도 특별한 방법으로 고수의 반열에 오른 것은 아니다. 이 책이 쉽고 재미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영어가 완벽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까지와는 다른 그림 형태의 교육 방법은 매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어의 고수가 되는 날까지 GO! GO!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