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 휴대폰 카메라 그리고 생활 사진가들의 로망인 DSLR (digital single-lens reflex camera 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까지 지금은 카메라의 홍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사진이 이처럼 대중과 가까이 하게 되고, 사진 찍는 것이 쉽고 편리해진 시기는 별로 오래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제 사진 찍는 것은 생활의 일부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풍요속의 빈곤이라고 했는가 너무 많은 사진들을 찍어대다 보니 손에 건질만한 작품(?)은 몇 점 되지 않고 그나마 너무 흔해서인지 한 장 한 장 소중한 감정도 예전만 못하다. 이때 사진에 대해 좋은 책 한권을 읽는다면 사진을 이해하게 될 것 같다.

 

『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동녘.2009>는 말 그대로 내가 찍은 사진에 생명을 주는 101가지 방법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곽윤섭)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생활사진가들에게 쉽게 사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도 서두에서 밝히고 있지만 사진에 관해 특별한 기교나 노하우를 배우고자 한다면 실망하고 말 것이다. 이 책은 기본에 관한 책이다. 사진 찍는 기교가 아닌 사진에 대한 마음 자세를 바로 세우는 책인 것이다. 따라서 생활사진가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딛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크게 될 것 같다. 또한 오랜 경험을 한 생활사진가는 초심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진짜 좋은 사진을 원한다면 '많이 알수록 많이 본다‘는 알더스 헉슬리의 말처럼 자신이 가진 카메라의 사용 설명서를 읽을 것을 주문하는 저자의 말은 솔직하다. (사진에 대한 도움이나 궁금증은 저자의 홈페이지(사진 마을)를 통해 해결 할 수 있다.)

 

이 책은 조금 독특하다. 사진을 이야기하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사진이 한 장도 실려 있지 않은 것이다. 사진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그림이 떡하니 자리하고 있다. 그림은 어딘가 어설프고 책과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그림은 무한한 상상력을 책 안에서 꿈꾸기를 바라는 저자의 의도된 편집이다.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메시지는 '자연스러움’이다. 세계에서 수집한 200만장의 사진들 중 68개국의 503장의 사진을 선정해 제시한 ‘The Family of Man' 역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을 평범한 시선으로 담아낸 자연스러움 이었다. (28) 인위적이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사진을 빛나게 하고 살아있게 하는 것이다.

 

예전과 달리 사진이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니게 되고 말았다. 디지털 카메라가 아니더라도 웬만한 휴대폰에 달려있는 것이 카메라가 아니던가... 하지만 사진이 귀하던 그 시절의 빛바랜 사진의 추억을 오늘 이시간도 동일하게 느끼고 싶다. 이 책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