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희극 출판사에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벤자민 버튼의 흥미로운 사건』이라는 책이 출간이 되었다. 이 책은 어떤 책이며 어떤 내용일까? 제목으로 봐서는 어떤 흥미로운 사건에 대하여 쓴 책인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겨보았다. 책의 분량은 얇은 책이라 쉽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했다. 그런데 차례나 순서가 없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분량이 더 적다. 중간 이후부터는 영문으로 된 원본이 인쇄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시금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책을 거꾸로 본건가? 아닌데 똑바로 본거 맞는데? 하면서 책을 뒤집어 보았다. 그리고 살펴보니 또 다시 뒷부분은 거꾸로 된 것이 아닌가! 이제 이해가 되었다. 영문으로 된 부분은 거꾸로 편집을 해 둔 것이다. 참 책의 제목만큼이나 흥미로운 편집과 구성이다.

 

[위대한 캣츠비]로 잘 알려진 ‘피츠제럴드’의 『벤자민 버튼의 흥미로운 사건』은 1차 세계대전 직후 급격한 산업화와 전쟁의 승리로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얻었던 시기와 경제적인 대공황으로 많은 사람들이 삶의 허무를 느끼던 시대적 배경을 두고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일까? 벤자민의 삶을 통해 작가가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는 인간의 삶이 덧없이 무의미 하며 허무하다는 것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 시작과 함께 오고, 최악의 순간이 마지막에 온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라는 말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이 말에 대한 해석과 이해함은 각기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겠지만 피츠제럴드는 벤자민 버튼이라는 인물의 나이를 출생과 생의 마감을 거꾸로 하여 표현하고 있다. 처음 부분에서 어떻게 신생아가 70대 성인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날 수 있을까? 산모는 어떻게 됐을까? 이런 생각이 앞섰다. 하지만, 계속 진행되는 이야기는 그런 궁금증을 잊게 하는 묘한 마력 같은 힘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글의 내용이 하도 기가 막히고 기괴한 내용이라 순간 식욕의 감퇴까지 느껴졌으니 작가의 상상력과 기발한 아이디어는 칭찬해 주고 싶다.

 

사실 책을 한 번 읽고 작가의 이도를 알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삶의 역순, 인생의 역순으로 인생을 산다면 어떠할까? 생각만 해도 답답해진다. 벤자민 버튼뿐만 아니라 그의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그 중간에서 노인과 장년, 청년, 소년, 아이로의 인생의 흐름은 역시나 허무주의를 언급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인생의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을 교묘하게 바꿔치기를 해서 인생의 최고의 순간이 인생의 모든 풍파를 헤친 노병의 모습이이라고 표현하고 싶어 했을까? 아무튼 제목만큼이나 흥미로운 책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몇 번이고 읽어 보고 싶다. 인생의 겉모습으로 평가되는 시대에 사는 우리들, 나 자신도 그것이 전부가 아님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책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이 책이 영화로 제작이 된다는 소식은 또 한 번 이 작품의 위대함과 중요성을 실감케 한다. 영화의 주연이 ‘브래드 피트’라니 영화로 상영될 『벤자민 버튼의 흥미로운 사건』또한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