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애니메이션 최고 시청률 경신!

현재 KBS 1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TV동화 빨간 자전거>.

이동하기에도 편하고, 시간도 절약되는 오토바이를 타질 않는 우체부아저씨.

우체부아저씨의 빨간 자전거는 뽀얀 흙먼지를 폴폴 날리며

들길, 산길, 자갈길, 신작로를 어디든 달려간다.

찾아온 가을이라는 손님과 꽤나 잘 어울리는 빨간 자전거.

찐한 감동이 있고, 코등이 시큰해지는 아련함이 있고, 가슴이 먹먹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따르릉~~따르릉~~

자전거의 벨소기라 날때면 얼른 달려나간 유년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추억속의 소리로만 남아있는 우체부아저씨의 자전거 소리.

이 책을 읽는 내내..자전거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오토바이를 타면 엔진 소리에 묻혀 많은 소리들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천연기념물 집배원 아저씨.

미쳐 녹지 않은 얼음 사이로 간지럽게 흐르는 시냇물 소리.

겨울잠에서 갓 깨어난 개구리의 개구진 울음 소리.

봄 햇살 배불리 먹고 꽃망울 터지는 소리.

들판에 뛰노는 아이들의 반짝이는 웃음 소리.

[천연기념물 중에서]

눈을 감으면 이 모든 소리들이 멋진 하모니를 이루며 돌려오기에..집배원 아저씨는 오늘도 빨간 자전가를 탄다.

편지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때론 누군가의 아들이 되고, 말동무가 되고, 손주가 되기도 한다.

집안의 작은 일을 도와주고, 소소한 심부름도 서슴치않고 하는 젊은 집배원아저씨.

기억을 잃은 늙은 아내에게 꽃신을 사주려고 장에 나가시는 노부부의 모습.

부부는 허리에 줄을 매었다. 기억을 잃은 늙은 아내를 보살피는 남편의 모습에서 애절함이 전해온다.

장에서는 늙은 아내의 마음에 드는 꽃신을 구하지 못했다.

원하던 꽃신이 아니라며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아내.

집배원은 기억을 잃은 할머니에게 탐스럽게 핀 꽃들을 꺽어와서 꽃신을 만들어드린다.

물론...할아버지가 하루종일 만들어 놓은 짚신위에 꽃아 완성한 꽃신이다.

세상에 둘도 없는 하나뿐인 꽃신을 신고 봄 처녀가 되어 덩실덩실 춤을 추며 노래를 하신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를 씹어 가며 산 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신 중에서]

늙은 남편의 사랑에 뿌리 내린 늙은 아내의 노래는 영원히 시들지 않은 봄날일 것이다.

마음까지 차분하게 만드는 잔잔한 수채화풍 그림들이..가슴에 오래도록 남는다.

여러개의 에피소드를 읽으면서..울컥하기도 했지만..행복했다.

내 가슴에 행복이 배달되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