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연두 버드나무 아래...순수한 표정으로 뭔가를 열심히 보고 있는 아기너구리 한마리

하얀바탕에 그렇게 그려진 책표지가 흡사 한폭의 깨끗한 수채화같은 느낌입니다.

 

아빠와 단둘이 사는 아기너구리...엄마의 제삿날, 아빠는 엄마의 제사상에 올릴 물고기를

잡으러 강으로 나가시고 강가를 서성이던 아기 너구리는 물고기잡기의 명수 물총새를 만

납니다. 그리고 물총새가 땅위에 그림을 그리자 물고기들이 파닥 뛰어오르고 그 물고기를

물총새 낚시하는것을 본 아기너구리는 '저 그림때문에 물총새가 물고기를 잘 잡는것이다'

라 생각하고 물총새의 요술그림(?)을 알아내기 위해 물총새를 따라다닙니다. 아무것도 모

르는 물총새는 자신을 끝없이 따라다니는 아기너구리를 '애들은 어쩔수 없다'며 치부해버

리지만 아기너구리는 간절합니다. 왜냐하면 엄마제사상에 꼭 물고기를 올리고 싶으니까요.

아기너구리는 어렵게 어렵게 물총새가 그린 그림을 따라 그려보지만 물고기는 튀어오르지

않습니다. 그때 강에서 돌아온 아빠너구리의 그물에는 물고기가 가득합니다.

 

아기너구리의 환한 미소,,,아기너구리의 이야기를 듣고난 아빠너구리는 물고기를 많이 잡은

것이 흡사 아기너구리의 그림탓인양 아들의 말에 호응해줍니다.

 

수채화같은 책표지의 느낌 그대로 이야기 또한 한편의 맑고 깨끗한 수채화같습니다. 물총

새의 그림이 요술그림이라 믿는 아이의 그 천진난만함속에 가족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

이 녹아있습니다. 어쩌면 아이의 그 따뜻한 마음이 아빠의 그물을 가득 채우게 한 힘일지

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저는 이책에서 물총새의 그림을 알기위해 애타하는 아기너구리를 보며 [제 왜 저래!]

하는 눈빛으로 [애들은 엉뚱하다니까]라며 포르르 날아간 물총새의 한마디가 가슴에 남습

니다. 우리는 흔히 엉뚱한 아이들의 행동을 "애들이 다 그렇지"라며 치부해버리기 일쑤입

니다. 7살 9살 남매를 키우고 있는 저 또한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좀더 귀기울이기 보다는 

행동의 결과를 보고 윽박지르기 일쑤인데요 사실 찬찬히 들어보면 아이들의 말이 일리가

있을때가 많습니다. 조금 늦고 조금 엉뚱하더라도 아이들의 말과 행동을 좀더 살펴봐야겠

다며....언제나 마음으로만 품고 있지만 행동으로는 잘 안되는 그 사실을 다시 한번 기억하

고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