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처럼 2003년 3월에 일생에 한번 스페인을 만날 뻔 했다. 동생과 40일동안 떠난 유럽 배낭여행시 건강문제로 아쉽게 스페인을 가지 못하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일상 생활 속으로 다시 돌아와 바쁘게 살아가다가 2009년 스페인 북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향해 걸어가는 순례길을 알게 되었고, 스페인은 그렇게 또다시 내 일생에 들어오게 되었다. 유럽 여행에서 돌아올 때는 스페인의 국토가 커서 이동하는데 오래 걸리고, 치안 상태도 별로 좋지 않아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했었다. 돌이켜보면 가지 못한 아쉬움을 그렇게 달랬던 것 같다. 

 인연의 끈은 돌고돌아 7년만에 다시 만나게 될 기회가 주어졌다. 두 달의 여행기간 중 35일은 스페인 북부 산티아고를 향해 걸어가는 순례길에 오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기간동안 스페인지역을 돌아볼 계획을 세웠다. 일생에 처음 만나게 될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는 데 이 책은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 책의 구성은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카스티야/  예술과 열정의 안달루시아/  환희에 찬 카탈루냐의 로망/ 신이 내린 자연, 스페인 북부 이렇게 스페인 지역에 따라 네 부분으로 나뉘어져 펼쳐진다. 

 내가 먼저 걷게 될 스페인 북부는 알타미라 동굴 벽화가 있는 산티야나 델 마르가 있고, 소몰이 축제로 유명한 팜플로나가 소개되어 있다. 또한 자존심 강하고 열심히 일하는 바스크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되어 있기 때문에 스페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카스티야에선 수도 마드리드에 있는 프라도 미술관, 소피아 미술관, 근교의 톨레도, 라만차 길, 세고비아 등이 재미있는 일화들과 함께 소개되어 흥미와 재미를 선사한다. 

 예술과 열정의 안달루시아의 세비야는 콜럼버스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함과 동시에 집시들의 애환이 담긴 플라멩고 등 열정적인 춤과 삶에 대한 호기심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에 대한 소개와 전설은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신비감을 안겨준다. 그리고 영국의 면세 지역인 지브롤터에 ’헤라클레스 기둥’이 있다는 것과 [연금술사]의 배경이 된 타리파도 관심을 끈다. 

 환희에 찬 카탈루냐의 로망편에선 가우디의 도시 바로셀로나가 먼저 소개된다. 카탈루냐 지방에는 가우디의 성가족 성당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달리의 고향, 피게레스와 토마토 축제로 유명한 뷰뇰과 다양한 축제와 도시들이 소개되어 있다. 

 [낙천적이고 유머 감각이 있으며 허풍이 심한 안달루시아인은 ’기도를 하고’, 명예에 집착하며 일을 경시하는 카스티야인은 ’꿈을 꾸며’, 거칠고 부지런하고 근면한 바스크인은 ’일을 하고’, 경제관념과 이익에 밝아 구두쇠라는 별명이 붙은 카탈루냐인은 ’저축을 한다’. ]라는 말로 스페인 사람들의 기질을 표현하는 것처럼 스페인은 다양한 기질과 문화와 역사를 안고 있다. 

 반도라는 특징과 내전, 군부 독재를 거쳐 우리와 비슷한 면도 가지고 있는 나라, 아직은 태양과 투우와 축구로만 알고 있는 스페인을 밟으며 그들의 삶과 그 속에 깃든 다양한 정신, 문화, 삶과 생활 등을 체험해 보고 싶다. 내 일생에 어떤 스페인을 만나게 될지 나 자신도 무척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