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행을 결정하고 비행기표를 발권한 뒤 산티아고 가는 길에 대한 저서는 모두 읽어보려고 노력중이다. 이 책은 그렇게 읽은 책 중 일곱번 째 책이다. 같은 길을 걷고 난 뒤 쓴 글이라 다들 비슷한 면이 많지만 사람과 인생이 다 그러하듯 다른 느낌과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기자 출신의 아내가 사진기자 출신인 남편, 시어머니와 함께 걸으며 쓴 여행기이다. ’왜 하필 산티아고 길이었을까?’로 시작되는 프롤로그와 함께 생 장 피드포르(st Jean pied d’ port)에서 산티아고까지 총 29일을 걸어 걸어 만나고 보고 느끼고 깨달은 여정의 이야기들이 마음을 흥분시키기도 하고 차분하게도 한다. 

 카미노에서 만난 사람들은 다양하다. 무언가 자신의 인생길을 더 잘 가기 위해 이 길을 선택한 사람도 있고 (이 책에선 스위스 출신의 소설가), 자신의 남은 인생 중 버려야 할 것들을 잘 버리기 위해 길위에 선 사람들(길 위를 천천히 걷는 노인들), 아들의 짐까지 짊어지고 인내의 시간을 겪고 있는 아버지까지 국적도 나이도 카미노를 걷는 목적도 모두 다양하다. 

 사람은 걸으면서 생각하고 걸으면서 배운다. 걷다보면 단순해지고 걷다보면 깊어진다.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음에 쌓였던 아픔과 슬픔이 녹아지고 상처는 치유된다. 
내가 나를 만날 수 있는 곳! 그 곳이 바로 산티아고 가는 길이 아닐까? 

 시작과 끝은 다른 것이 아니라 같은 것이다. 떠나왔기에 돌아갈  곳이 있고 힘들고 고달프기때문에 편안함과 안식이 있는 것이다. 모든 이들을 삶의 철학자로 만들어 주는 카미노에 빨리 서고 싶다.



산티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