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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시작되려나 보다. 

계절을 앞서가는 나의 마음이 그렇다.  한참을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며.
세탁기에서는 빨래가 끝나고,  아이들 돌아올 시간이 다 되어가도,   나는 꼼짝도 할 수 없다.

내 마음이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두려 한다.

내 나이 마흔에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생각하던 삼십대는 훌쩍 지나가 버렸고, 
정작 마흔이 된 지금 난 그저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친구랑 수다를 떨어도,   밤을 새워 책을 읽어 봐도,   혼자서 음악을 크게 들으며 따라 불러 보아도,    
미친듯 바쁘게 살았던 이십대의 행복을 느낄수 없다.

내 삶의 등대를 잃어버렸다.  
나의 배는 어디로 갈지를 모른 채, 그저 둥둥 떠 있다.   바다 한 가운데서. 

그저 쉽게 가을을 타나보다 하기에는, 내가 너무 애처롭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내 모습이 그렇고,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게 그렇고, 
아무도 나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것이 그렇다.

나의 이름이 무엇이었던가.                

편지를 썼다.  봉투에 넣고는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는  
울어버렸다.  이 편지를 받아줄 누군가가 내겐 없다.  그래서 울어버렸다.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라는 노랫말이 더 아프다.. 
그 가사가 내 마음이어서 더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