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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건축에 대한 지식이 거의 바닥이다. 그럼에도 인테리어에는 상당한 욕심을 가지고 있어서 건축에 관한 공부를 틈틈히 한다. 몸 치장을 위해 몸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기 때문으로 받아들인다. 건축하면 가우디를 먼저 떠올릴만큼 건축사의 획을 그은 그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 알려진 것이라곤 고향인 레우스의 에스코라피오스 수도회 학교에서 중등교육을 마쳤다는 것 그리고 1869년에 건축 공부를 위해 바르셀로나에 왔으나 22세인 1873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바르셀로나 시립건축학교에 입학했다는 것 정도뿐이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중 많은 사람들이 기인처럼 행동하고, 규칙에 얽매이는걸 거부하듯 가우디도 엄격한 규칙 따르기를 몹시 힘들어했다고 한다.

19세기 말에 활약했던 건축가들은 과거로부터 영향을 받은 양식의 멍에에서 아무리 벗어나고 싶어도, 당시의 역사주의적인 분위기에 어쩔수 없이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가우디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엄청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그 법칙을 피해가지 못했다. 그는 특히 아랍 건축숲의 다색 장식에 민감하게 반응했으며, 아랍인들이 기계공학적인 면에서 감각이 뛰어나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의 건축물들에서는 타일을 조각내어 붙인것같은 작업이 곳곳에 있다. 색채의 신비로운 조화도 그 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기억된다.

한 번은 화장실 바닥타일을 채도가 다른 여러개의 파란색으로 인테리어 해 본 적이 있다. 인테리어라고 해봐야 가우디를 흉내 내며 하루종일 매달려 시멘트 바르고 타일 쪼개가며 화장실 급한 식구들 밖으로 내 몰아 가며 한 작업이었는데, 한달만에 남편으로 부터 복구명령을 받았다. 너무 어수선하다는 것과 고르지 못한 표면으로 부상의 위험(?)이 있다는게 명령 이유였다. 반박할 만한 타당성을 제시하지 못한 나는 결국 한달만에 밋밋한 아이보리 타일로 화장실 본연의 모습을 되돌려 놨지만, 나의 작품이 침몰되어가는것을 보는 건 정말이지 참을 수 없는 아픔이었다. 그 후로는 타일작업은 하지 않는다. 대신 다른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우디의 이질성은 재료와 색깔에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입체감에서도 나타난다. 엘 카프리초저택에서 팔각형의 수위실 위에 원형 돔을 올려놓고 그 위에 다시 초롱처럼 생긴 꼭대기 장식을 올려놓은 것이다. 그러나 아무 근거도 없이 이런 변형을 시도한 것은 아니다. 이는 특수한 건축 공사의 요구를 합리적인 방식으로 만족시키려는 뜻에서 나온 해결책이다. 또한 그는 구엘 별장에서 독특하고 놀라운 철 구조물들도 선보인다. 가우디가 철공예의 실무경험을 건축이라는 공간작업으로 전환한 것 역시 유전적특성에 기인한다고 한다. "내가 공간을 느끼고 보는 재능을 각제 된 것은 아버지와 조부가 모두 주물제조업자였기때문이다. 몇대를 걸쳐 내려오면서 건축가인 내가 만들어진 것이다." (p.33) 라고 스스로를 정의한다.

이런 가우디도 새로운 시도를 모색한다. 페드로 칼베트라는 출자자의 이름으로 도로변에 자리한 임대 맨션에 도전한다. 이 건물의 파사드는 그떄까지 가우디가 만들어 온 것들과 확연히 구분되는데, 이는 조각 장식품 때문이다. 이 건물의 노커 역시 철제품인데, 아주 재미있는것은 노커를 잡아당기면 십자가가 거대한 벌레를 짓누르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건물을 바로셀로나 시가 지정한 최우수 건축상을 받았다. 가우디를 공식적으로 인정한다는 의미인 이 상은, 가우디가 생전에 받은 유일한 상이었다.

지중해에 세워진 고딕 양식의 헬레니즘 교회,.
가우디는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사그라다 파밀이아 교회를 건축하면서 스스로 감탄해 마지 않았으며, 형식의 예술이라고 여겨옺 고딕 양식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싶어했다. 가우디는 예술, 그것도 자신의 예술을 하나님을 위해. 사용할 기회를 얻었다는 데 대한 감동이 매우 컸으며 이 일에 몰두했다. 한 번의 화재를 거쳤지만, 지금도 이 교회의 건축은 진행형이다. 가우디는 자신이 죽은 뒤에도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공사는 반드시 계속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의 건축물들은 그에게 있어 생명의 잉태이고, 그것들이 멋지게 완성되어야 하는 책임을 그는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의 놀라운 재주가 물려 받은 유전적 기질이라고 말했다지만, 그것들은 쓰도록 지시한 그의 영감에 탄복한다. 천재들만이 누리는 특권을 그가 타고 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를 흔한 건축가라는 이름으로 보다는 진정한 장인으로 나는 기억한다.

후感...책읽는파랑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