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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책을 읽고 있으면, 어느새 나도 어린아이처럼 키득거리게 된다. 처음 몇 장을 넘기며 어른으로 바라 본 아버지의 모습은 너무 황당하기도 하고 내심 짜증스럽기 까지 했다. 그런데 점점 갈수록 그 허무맹랑한 꿈을 꾼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나의 잊혀진 꿈이 무엇이었던가를 추억하며, 멋진 아빠에게 박수를 보내는 나를 발견했다.

화자의 아버지는 시계공이다. 그런데 정작 시계 고치는 일에는 지겨워하면서, 틈만 나면 연극하는 사람들을 데려와 밤낮으로 연극할 궁리만 한다. 주인공이나 그의 어머니조차도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할뿐 아니라, 그저 조용히 밥이나 벌어 먹고 살기만을 바란다. 문득 고갱이 떠올랐다. 물론 그게 실제인지는 모르겠으나, 달과 6펜스에 나오는 고갱은 40살이 되어서 안정적인 증권사직원의 자리를 박차고 아내와 두 아이를 남겨두고 그림에 빠져 타히티로 떠나지 않았던가.? 주인공 아버지에게도 안으로부터 끓어 오르는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이 있었나보다. 그럼 나는 어떠한가. 너무나 평범한 인생을 살아오고 특별히 모나지 않은 가정을 이루며 직장생활에도 별탈없이 그럭저럭 잘 지낸다. 내가 꿈꾸던 나의 미래가 이것이었던가? 아니, 정확히 내가 무얼 하고싶어했지?
내가 잊고 있었던, 진정 하고 싶었던것이 무엇인지 잠시 생각해 보았다.

엉뚱하면서도 도무지 실력도 없어 보였지만, 그건 문외한에 비친 아버지의 모습이었을 뿐,
어느 날 찾아온 기회로 연극 무대에 오른 아버지는 보란 듯 연기자로 멋진 모습을 보이고, 배우가 된다. 그리고 가족이 그렇게 좋아라하는 돈도 벌고 멋진 집으로 이사하기 위해 집도 판다. 그리고 아버지는 집을 판돈에서 지폐 두세 장을 주워 들고 엄마에게 말한다. "저, 죄송하지만 너무 비싸지 않은 곳으로 조그만 식당 아는 데 있으면 좀 가르쳐 주시죠." 라고

자신의 꿈을 이룬 아버지의 화이팅에 박수를 다시 한 번 보낸다.

우리는 아마도 이사를 갈 것 같다. 아빠는 차근차근 해야지 분수에 넘치게 굴면 안 된다고 하지만 아버지 친구 한 분이 방 세 개짜리 아파트를 하나 빌려 주겠다고 제안한다. 해가 드는 아파트다. 우리는 가게를 팔려고 한다. 별로 많은 돈을 받지 못하겠지만 새로운 집으로 이사갈 만한 비용은 될 것이다. 해가 드는 집으로..
나는 엄마하고 같이 가서 그 집을 구경했다. "꿈 같군, 꿈 같아.." 어머니가 말한다.이번에는 어머니가 울지 않았다.
어머니는 이제 행복에 길이 든 것이다.
이 한 줄의 글이 나를 잔잔한 감동으로 밀어넣었다. 감히 저렇게 예쁜 말을 마구 내뱉어도 되는지 모르겠다. 우리의 주인공은 이제 아홉살정도..? 짜~식 지 엄마를 저렇게 잘 아는걸 보니, 또 엄마를 저렇게 세심하게 바라볼 줄 아는걸 보니 꽤 괜찮은녀석처럼 느껴졌다. 아름다운 동화 한편이었다.

후感...책읽는파랑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