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책이 무척 얇고 사이즈가 작아서, 그리고 무엇보다 제목이 예뻐서 주저없이 사서 주머니에 넣었다. 나는 너무나 자주, 그리고 쉽게 행복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우리의 마음이 행복을 품고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때문이다. 모든 달걀이 닭이 되지는 않는다. 닭이 품어주고 정성을 기울어야 알이 적당한 시간을 기다려 부화되는 것이다. 나는 행복도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그냥 누리려고만 하지 말고, 품어주고 정성스런 노력을 기울여야만 행복도 얻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행복에 대한, 행복한 것을 위한 나의 생각이 여기까지인데 비해 존 하리차란은 멈춤을 권면한다.
난, 느리게 가는 것에 동감이다. 그러나 멈춤에 대한 생각을 진중히 해 본 적이 없어서 이책으로 기회를 삼고자 한다.

	살아가면서 행여 그림자를 보게 된다면 그것은 자네가 해를 뒤로 하고 있기 때문일세. 그림자를 없애려면 그저 간단히 자네가 뒤를 돌아 빛을 바라보면 된다네. 살아가면서 어려운 일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그것들을 부인하지 말고 그저 단순히 자네의 생각을 과거의 즐거웠거나 좋았던 때를 생각하면서 자네의 생각을 바꾸어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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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바라 보는 시각에 대한 책들을 많이 보았다. 그러나 이처럼 단순하고 명쾌하게 해석하는 시각은 처음이다. 해를 뒤로 하고 왜 그림자만 쳐다보며 그 그림자를 없애려고 애를 썼던지. 해가 있는 한 절대 그럴 수 없다는 사실조차 부인하는 모순을 무수히 저질렀었다. 나는... 그저 뒤를 돌아 빛을 바라 보면 되는 거였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 도래하면 미처 이런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것은 멈춤에 익숙하지 않는 내가 자꾸 앞으로 나아가면서 일을 해결하려고 들었기때문일것이다.

리시안 선생님은 눈을 감고 3분만 복잡한 문제들로부터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그런 문제들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 할수록 문제들은 더욱 더 집요하게 머리를 맴 돈다. " 문제는 자네가 너무 잘하려고 한다는 것일세. 골치 아픈 문제들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 할수록 그 생각은 자네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네. 어떤 것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 할수록 자네는 그것들을 더욱 더 생각하게 되는 것이지. 그리고 자네는 원하지 않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너무 많이 바란다네."
원하지 않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정말 그랬다. 최근에 나는 언잖은 일을 겪었다. 그런데 그 후로 계속 비슷한 일을 겪을까봐 노심초사하며 점점 관계들 속에서 나를 격리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 일과는 전혀 상관없는 다른 일에서도 두려움과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일어난 일도 아니며,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데 몇 날을 소모했다.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그러나 약발이 받을때까지 소모한 시간을 생각하면 조금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리시안 선생님은 말한다. "자네 생각과 싸우려고 하지 말고 문제들을 너무 부인하려고도 하지 말게. 그저 간단히 문제들에게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말해보게나" 리시안 선생님 말씀을 따라 눈을 감고 3분동안 아무런 문제에 대한 생각을 버리고 그저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는 일이 뭐 그리 어렵겠나 싶었다. 시험삼아 해 봤는데, 내가 3분이라고 생각하고 눈을 떴을때는 2분이 갓 넘은 시간 정도였다. 조급증이다. 그리고 그나마 그 2분여도 갑자기 튀어나오는 생각들로 범벅이 되고만다. 아~ 나에게 지리산의 정기가 모자란 탓인가..좀더 수련이 필요하겠다. 잠깐의 멈춤으로 숨을 고른 후 다시 일어나 걸어가야 겠다.

후感..책읽는파랑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