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눈에 한국사람들의 업무 방식은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걸까? 간혹 중국이나 일본 업체와 업무를 하다 보면은 한국인들의 빨리 빨리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요즘은 한국의 "빨리 빨리" 문화에 많이 적응이 된 듯 하다. 한국인으로서 한국업체에서 일을 하다 보니까 사회 전반에 걸쳐있는 이와 같은 문화는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다. 누군가가 이상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없고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느긋함의 상징으로 보이는 프랑스인에게는 한국의 기업문화가 생소하고 이질적이었나보다. 외국인이 한국기업을 어떡게 생각하는지 알게 되었고 문화적 차이라는 것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알게 되었다.

 

한국의 모든 업체가 저자가 말하는 것같지는 않겠지만 한국인의 사고 기저에는 이와 같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성과를 위해 개인의 사생활이나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회사가 모든 것에 우선 순위에 있을 뿐이다. 이런 생각이 나의 사회 생활 10년 동안 몸에 베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서서히 변화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우리 사회에서도 근무시간과 성과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주 4일 근무를 시도하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정부 정책도 가족과 함께하자는 취지로 시행되기 때문이다. 나 또한 예전과는 생각이 많이 바뀌어 업무 시간 외에는 업무 연관성이 없더라도 개업인의 역량을 강화하는 쪽으로 시간할애를 많이 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LG전자 프랑스법인에서 10년 가까이 근무를 했다고 한다. 아마 이맘때 쯤부터 한국기업에 세계시장에서 위엄을 드러내기 시작했을 것이다. 아직 한국기업의 존재와 문화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외국인들이 한국기업 문화를 체험하고 적응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우선 앞섰다. 역시나 책의 저자도 책에서 표현한대로 군대식 기업문화에 대해 적응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컴퓨터 모니터와 전화기만 바라보며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에서도 나를 생각해 본다면 이상하다는 생각을 못했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좀 더 자유스런 기업문화가 자리잡고 있나 보다. 우리처럼 경직되지 않고 자유스런 분위기를 연출하는 걸까?

 

이 책을 읽다 보면은 기업의 경쟁력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분명 한국기업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감수하며 세계 시장을 선점해 나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은 장악했지만 원천기술 부재로 그만큼의 비용이 외국으로 나간다. 과연 이러한 문제는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걸까? 왜 우리는 강도높은 근무를 해야지만 외국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걸까? 애들이나 구글은 산업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가면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이나 LG는 세계시장에서 점점 밀리고 있다. 이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방식에 변화를 요구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분명 이 책은 나에게 많은 고민을 하게 했다. 단지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 기업이 아니라 좀 더 나아간다면 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변화해야 할 방향을 조금이나마 제시하지 않았나 싶다. 이제는 기술적인 부분으로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기술에서 감섬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 감성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높은 업무강도와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통해 성과를 내는 시스템은 한계가 있다. 인간의 근본적인 모습으로 돌아가도록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과연 그런 시스템이 무엇일까? 그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을 멤도는 질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