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책에서 설명한 수많은 사상이론뿐만 아니라 개인도 살아가는 나름대로의 철학이 존재할 것이다. 단지 글이나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을 뿐이지 머릿속에 살아가는 이치를 구체화하거나 형상화하여 그에 맞게 생각하고 살아갈 것이다. 수많은 철학사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지만 이처럼 세상의 이치를 알아가려는 행동이 철학의 시초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왜 인류는 사상이라는 추상적인 부분을 고민하게 됐을까? 인류가 추상적인 부분을 염두 하기 시작한 것이 신체의 진화와 함께 정신적인 면에서 많은 성장을 이뤘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구체화한 것이 생각하는 힘이다.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생각의 집합체인 철학이다.

인류가 존재한 이후로 많은 철학사상 중에 하나가 이 책에서 설명하는 도가사상이다. 동양사상은 도교나 유교, 불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듯 하며, 서로가 추구하는 본질에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동양사상을 제대로 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게 된 계기가 된 것도 이 책을 통해서였고, 개략적이나마 어렴풋이 도가사상이 무엇인지 느끼게 된 것도 이 책 덕분이다. 예전에 이와 비슷한 책을 읽었지만 도대체 그 의미와 단어가 너무 추상적이어서 범접할 수 없었다. 그런 면에서 여기서 설명하는 도가나 유교, 불교 사상의 본질을 곱씹어 생각하면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나이 숫자가 늘어서 그런지 점점 삶의 근원적인 부분을 알고 싶은 욕구도 강해지면서 철학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이 얼마나 성공적인 발전인가.

대표적인 동양사상인 도가와 유교 그리고 불교사상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다. 서로의 차이점을 알아감으로써 첫 번째 즐거움을 느끼고, 나의 행동 양식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과연 살아가는 이치가 무엇일까를 질문하며 고민하면서 두 번째 즐거움을 갖게 된다. 도대체 얼마나 고민하고 생각해야 이런 경지에 머물 수 있는지 나로서는 가늠하기조차 어렵지만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관계”에 대한 각 사상들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여기서 설명되는 사상들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빗대어 설명하다 보니까 차이점뿐만 아니라 지향하는 본질도 수월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예전에 읽었던 인문서적에서는 이해되지 않는 문장에서 맴돌거나 건너 뛰는 경우가 허다하여 분명 글을 읽었는데도 머릿속에 남은 내용이 없었다. 그런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잔잔한 여운이 남아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여기서는 머리로 이해는 어려웠지만 어렴풋이 느끼면서 심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내가 혹시 며칠 사이에 똑똑해진 게 아닐까 하는 착각에 말이다. 아마 책에서 쉽게 풀어서 쓴 것이 그런 착각을 불러일으켰을지도 모르겠다. 또한 “바람직한 삶이 아닌 바라는 삶을 살아라”라는 문구를 계속 곱씹게 된다. 왜 이문구가 마음에 와 닿는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지만 지금 내게 필요한 삶의 문구가 아닐까라는 생각해본다. 내 삶이 내가 주체가 아닌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규범에 얽매인 삶이 많은 것을 놓치게 했다는 생각에 다다르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철학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개략적으로나마 느끼게 됨으로써 삶을 살아가는 이유를 좀 더 고민할 것 같다. 지금까지 살면서 가슴 한 켠에 텅 빈 듯한 채워지지 않는 느낌을 이런 본질적인 고민을 통해 조금이나마 채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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