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한 폭넓은 고찰이 시작되었다.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래로 인간들은 영원한 삶을 갈구하며 욕망에 사로잡혔다. 세계 역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영원불명의 삶을 꿈꾸는 인간의 욕망이다. 이런 욕망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영원한 삶 이후까지도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인간이 꿈꾸는 불멸은 신앙적 믿음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과학적 접근으로까지 발전했다. 고대 국가들의 종교에서는 영원한 삶을 기약하거나 부활에 대한 믿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인간은 신의 영역에 다가서고자 했다. 여기에 중국의 진시황은 불사의 삶을 위해 불로초를 찾아 세상 각지로 사람들을 보냈다. 여의치 않으니까 내세에서의 불멸을 염원하며, 자기 무덤에 거대한 지하왕국을 건설하게 된다. 죽어서까지도 지금의 위치를 누리겠다는 의지이다.

이렇듯 인간은 왜 불멸의 삶을 위해 무모할 정도의 집착을 하는 것일까? 영원히 얻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더 집착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넘어가는 것이 영원한 삶 이후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 이 책에서는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영원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고찰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과연 영원한 삶을 산다는 것이 생각만큼이나 행복한 것일까? 나는 영원한 삶을 꿈꿔보지 않았기에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애써 죽음에 대한 깊은 고민도 외면하던 차에 이 책이 나에게 선사한 바는 크다. 죽음이란 무엇일까? 그 이후에 또 다른 영생의 세계가 존재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소름이 돋는다. 살아있는 자가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어두운 심연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죽음을 고민하는 그 자체가 두려움이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죽음과 관련된 범위가 다방면에서 깊이 있게 논의된다. 그러다 보니까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과거의 사람들의 생각이나 과학기술을 통한 영생을 실현하려는 사람들의 생각도 접할 수 있다.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를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더 큰 숙제를 떠안은 것만은 틀림없지만 말이다. 이 뿐만 아니라 잠깐 책 속으로 들어가자면 특히 흥미롭게 언급된 부분은 부활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다. 인간의 부활은 과거 이집트나 기독교 등에서 고민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집트에서는 죽은 왕을 미이라로 만들어 육체가 썩지 않고 보존되기를 바랬다. 후에 다시 그 사람이 되살아 나려면 온전한 육체가 필요했던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이라가 그런 역사적 의미와 신념이 담긴 것이었다. 또한 기독교에서도 예수가 부활했다고 성경에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지금도 부활을 꿈꾸는 일부 사람들이 영구 냉동보존 상태로 있다.

 

이 책은 여기서 중대한 질문 하나를 한다. 과연 부활한 사람이 온전한 “나”인가라는 질문이다. 되살아난 사람이 죽기 전의 나와 동일한 존재인가? 단순히 생각하면 잠자다 깨어난 정도로 생각하면 쉽겠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하다 보니까 의문이 든다. 겉모습만 같고 의식이나 기억이 과거의 나와 공유할 수 없다면 그것은 누구일까? 온전한 나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영원한 삶을 이루는 것이 육체적인 보존만이 아니라 좀 더 확장된 단계까지 생각하게 한다. 생물학적으로는 나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거나 명성이 남는다면 과연 어떨까? 또는 좀 더 진보한 세상에서 나의 의식이나 기억을 기계에 넣을 수 있다면 어떨까? 비롯 육체는 사라졌다고 하지만 나를 인지하는 의식은 존속하는 것이니까 영원 불멸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이렇듯 이 책에서 다루는 분야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분명 이 책은 죽음에 대한 인간의 공포를 조금씩 알아가는 초석이 된다. 

불멸에관하여, 영생,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