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는 수많은 탐정들을 창조했는데, 그 중에서도 아마 에르퀼 푸아로와 미스 제인 마플이 가장 유명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소설에 등장하는 탐정은 사실 한 명이 아니라 부부이며, 타미와 터펜스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이름은 이 소설에서 꽤나 중요한 장치 중 하나인데, 사건의 해결에도 영향을 주는 역할까지도 하고 있다.

      이 소설은 첩보물이라고 해야 맞을 텐데, 그도 그럴 것이 스파이가 누구인지를 찾기 위한 부부 탐정의 고군분투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스파이의 정체는 밝혀지지만, 아무래도 우리 나라의 상황과는 맞지 않다 보니, 공감하기 힘든 면이 많았다. 만약 이 소설에 스파이가 일본인, 혹은 북한인이었다면, 글쎄, 이해하기 쉬웠을지도 모르겠다.

     N 또는 M 은 개인적으로, 이제껏 읽었던 애거서의 작품 중에서 가장 재미가 없는 작품이었기에, 사실은 어떻게 리뷰를 써야 하는지도 상당히 부담이 되는 작품이다. 물론 추리 소설이다보니 반전도 있지만, 그 반전 역시 그다지 강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류의 첩보물은 별로다. 뭐, 그래도 타미가 스파이에게 속는 장면이라든가, 그 위기에서 벗어나는 장면은 재미있긴 했지만, 소설 자체의 임팩트가 그렇게 강하지 않아, 애거서의 작품인지 의심이 될 정도다. 개인적으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