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 중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과 더불어 가장 유명한 작품임에 확실한, 그녀의 대표작으로서, Y의 비극, 환상의 여인과 더불어 세계 3대 추리 소설이라고 불리는 명작 중의 명작이다. 

     노래 가사에 따라 고립된 섬에 갇힌 사람들이 한 명씩 죽어나가는, 흥미로운 플롯의 소설이다. 이런 플롯 탓인지, 계획 살인의 특성이 부각되며, 다음에는 누가 죽을까, 하는 기대와, 마지막엔 누가 남을까? 하는 긴장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작품. 하지만 마지막에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범인의 정체를 알아냈다, 는 놀라움보다는, 어? 이게 뭐지? 를 느끼게 된다. 왜냐면, 마지막엔 정말 소설의 제목대로,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애거서 본인 스스로도 실현 불가능한 플롯이라고 말한 이 작품은, 그녀가 추리 소설의 대가라고 불릴 수 있는 확실한 근거가 되어 주었다. 이 작품은 사건의 트릭이나 정교함보다도, 사건이 벌어지는 방식, 즉, 노래 가사에 따라 사람이 죽어나간다는 독특한 설정과, 그런 독특한 설정에 직면한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반응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 하다. 애거서는 등장인물의 심리 상태가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노련하게 표현해 내었는데, 그래서인지 이 소설은 추리 소설임과 동시에 심리 소설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서 최후엔 아무도 없었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있긴 했었다. 하지만 그 진실이 공표되는 방식이 약간 독특한데, 그 이유는 바로 이 작품에는 범인을 밝혀줄 탐정이 등장하기 않기 때문이다. 애거서는 왜 이 소설에 그녀의 명탐정들을 아무도 등장시키지 않은 것일까? 그것또한 이 소설의 독특한 장치인 것일까? 여러모로 생각할 것이 많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