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책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발상이 기특한(!) 책 [도설천하 사기]를 읽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지만 이미 "도설천하"라는 이름으로 손자병법과 삼십육계, 노자 등의 책이 나와있었다. 평소에 관심있던 [사기]를 그림과 곁들여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호감이 갔던 책. [도설천하 사기]

  역사책을 읽을 때마다 '과연 역사란 무엇인가? '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부터 해보게 된다. 이 책의 원저자가 되는 사마천은 역사서술을 위해 치욕적인 형벌을 감내했다. 그리고 20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이름은 역사를 관통하고 있다. 지구상에 살아왔던, 그리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는 어느 개인의 삶이 의미있지 않았겠느냐마는 사마천의 삶은, 어떻게 살아야할까를 고민하게 하는 극적인 요소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끊임없이 묻게 된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역사란 무엇인가를....

 

  [도설천하 사기]는 "도설천하 국학서원계열 편집위원회"에서 만든 책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미 도설천하라는 이름으로 여러 종의 책이 만들어졌고, 국내에도 번역되어 소개되고 있는데 그 시리즈 중의 한 권이다. 사마천의 [사기]에 대해서는 이미 국내에도 여러 종류의 책이 나와있다. "청소년을 위한", 혹은 "20대에 읽어봐야 할" 등의 제목을 단, 특정 계층을 겨냥해 편집한 책들도 있고, 사마천과 사기에 대해서만 열성적으로 연구하시는 분들의 책들도 여러 종 나와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사마천의 사기를 완역해 소개하고 계신 분도 있다. 국내에 소개된 대부분의 [사기]에 관한 책들이 "열전"에 치우쳐져 있어 사기는 열전만 읽을 가치가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최근에 읽은 사기본기를 통해서 왜 사기를 그토록 칭찬해마지 않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

 

  총 분량 800여쪽에 달하는 이 책은, 본기와 세가, 열전을 두루 아우르고 있다. 분량이 많아 읽는데에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야하지만, 컬러판의 다양한 그림과 사진자료가 실려있어 읽기에 지루함을 주지는 않는 책이다. 이 책이 가지는 최고의 장점이 바로 그 점이다. 이야기의 내용을 이해하기 쉬운 그림이 아주 많이 실려있다는 것. 사기를 읽다보면 지금과는 너무나 다른 시대상과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서" 내용을 제대로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때가 있었는데 이 책에 실린 그림이 그런 점을 해결해주고 있는 것이다. 만화는 너무 가볍고, 글자만 나열된 역사서는 너무 무거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나와 같은 독자들에게는 딱인 책이다.

 

   다양한 인간들의 삶을, 그리고 격동적인 역사를 보여주는 역사책 [사기]는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역사를 공부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꼭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리라. 그 [사기]에다 그림을 곁들여서 [사기]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켜주고 있는 책이 바로 이 책 [도설천하 사기]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