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에 매일 나오는 증시관련 뉴스. 나열되는 영어약자들이며 각종 수치들은 나와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 이야기 같았다. 주가지수가 뭔지 환율이 뭔지 금리가 뭔지 별 관심도 없었고 내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도 않아서 그러려니 하고 살았는데, 그런 스스로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무식한 사람 같이 느껴져, '나도 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증권회사에 가서 hts프로그램을 받아오고, 겁도 없이 덜컥 주식을 샀다. 인터넷 주식 카페에도 가입해보고 그 전엔 관심도 없던 경제뉴스도 눈여겨보게 됐다. 그러나 계획적이지 않은 투자(기?)였다. 괜찮다길래 산 주식은, 널뛰기를 반복할 뿐. 몇 해 전 어느 날, 내가 주식을 그저 재미 또는 상식 겸비라는 차원에서 뛰어들었던 때(?내 주식 투자금액은 쥐꼬리만해서 그닥 걱정꺼리가 못 되기도 하지만...)보다 나는 "경제"에 대해서 더 알게 된 게 별로 없다. 여전히 어렵다.

 

  여기 나와 같은 경제분야에 관한한 문외한인 이들을 위한 만화책이 한 권 있다. [만화 경제 상식사전]. 이 책의 원작이 되는 [경제 상식사전]을 두어해전인가 읽었던 기억이 있다. 분명 중고등학교 다닐 때 배웠겠지만 "대체재"가 뭔지 "보완재"가 뭔지조차 제대로 떠오르지 않는 내게, 짤막짤막하게 구성된 경제에관한 토막상식들을 채워주기에 괜찮았던 책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 책의 뒤를 이어 [경제상식사전2-세계경제편]이 잇달아 나왔던 것 같지만 읽어보진 못했다. 이 책 [만화 경제 상식사전]은 그 두 권의 책을 만화로 재구성한 책이란다. 어른들을 위한 학습만화책 되겠다. 크게 네 마당으로 구성된 책에서는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59꼭지의 만화로 구성해서 들려준다.

 

   만화라서 쉽고, 가볍다. 무엇보다도 머리에 쏙 들어오는 상황 설정이다. 이 책 뒷표지에도 나와있지만 GDP와 GNP를,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오성과 감나무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경제행위가 이루어진 장소를 중요시하는 GDP를 따른다면 김첨지네 담장을 넘어온 감은 김첨지의 것이 될 것이고, 경제행위의 주체를 중요시하는 GNP를 따른다면 담장을 넘어갔지만 뿌리가 오성의 집에 있으므로 그 감은 오성의 것이 될 것이다라는.. 한 꼭지의 만화 뒤에는 "만화만 보다가 경제 놓칠라"고 너스레를 떨며 "알짜 경제용어를 잡아라"는 코너를 통해, 경제용어에 대한 설명까지 빼놓지 않고 있다.  "알아두면 좋은 경제학자"코너를 통해서는 자주 들어서 익숙하게 느껴지지만 그 실체(?)에 대해서는 깊이 몰랐거나 혹은 내게는 이름조차 낯선 총 여덟명의 경제학자에 관한 이야기도 소개하고 있다.

 

  만화지만 이 책의 이름은 분명 "사전"이다. 읽은 내용을 모두 머리 속에 갈무리해두진 못했다. 하지만 사전이니까 곁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종종 펼쳐볼 수 있을 것 같다. 만화라서 펴 볼 때마다 부남감이 없을 것 같다. 여전히 내겐 어려운 '경제'지만 자주 읽고 보고 듣고 하다보면 덜 어렵지 않을까?. 경제분야의 문외한도 펴보면 웃으면서 건질 것(!)이 있는 만화책. [만화 경제 상식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