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의 춥고 흐렸던 어느 겨울날, 나는 열두 살 나이에 지금의 내가 되어버렸다. 오래 전 일이었지만 무너져가는 진흙 담장 뒤에 웅크리고 서서 얼어붙은 시냇가의 골목길을 엿보던 그 순간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과거에 대해, 과거의 묻어버릴 방법에 대해 떠들어대는 다른사람들의 말은 엉터리이다. 아무리 깊이 묻어둬도 과거는 항상 기어나오게 마련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지난 26년 동안 인적 끊긴 그 골목길을 줄곧 엿보고 있었던 것 같다. p.9]로 시작되는 이야기.....

과거에 내가 저지른실수, 죄악은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것은 저자가 이야기를 처음시작하는 대목에 써놓았듯이 아무리 깊이 묻어둬도 항상 기어나오게 마련일까?

우리가 독서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에서 즐거움, 교훈, 쉼을 얻기 위해서 일까?

책을 읽는 본질은 나를 찾아가는데 있지 않을까? 번지르르한 입담과 멋진옷으로 치장하고 그럴듯한 배경을 연출하며 마치 완벽한 사람인양 진실을 외면하고 오늘도 종종걸음치는 나에게 나의 본질을 만나게 하는 여정. 연을 쫓는 아이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나약하고 형편없는 숨겨놓고싶은 나의 본질과 만나게 하는 카타르시스.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진실 혹은 죄악이 우리에게 존재하기에.....

주인공 아미르는 아프카니스탄의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에게는 형제와도 같은 하인 하산이 있다. 아미르와 하산은 함께 즐거운 유년기를 보낸다. 다만 1975년 그 겨울이 있기 전까지는. 아프카니스탄에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연날리기대회가 있다. 그해 1975년 겨울에 열린 연날리기 대회에서 아미르와 하산은 모든 연의 줄을 끊어버리고 우승을 차지한다. 그리고 진짜 영예인 맨 마지막으로 떨어진 연을 주워 오기도 하고 싶다. 아미르는 하산에게 마지막으로 떨어진 파란연을 쫓아가서 주워오게한다. 하산은 아미르에게 ‘도련님이 원하신다면 천번이라도요.’라고 하며 연을 쫓아간다. 한참을 기다려도 하산이 오지 않자 아미르는 하산을 찾아 나서서 시장의 한적한 골목길에서 동네 불량한 녀석들에 둘러싸인 하산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은 하산에게 연을 줄 것을 강요한다. 하지만 하산은 아미르에게 연을 줘야 하기 때문에 그 요구를 거절한다. 이 모습을 아미르는 몰래 엿보고 있다. 하산은 연을 주지 않은 대가로 바지를 벗기우고 강간을 당하게 된다. 그 때에라도 아미르는 뛰쳐나가 그것을 막으려고 했어야 한다. 하지만 나약한 아미르는 하산이 당하는것을 바라만 보고있다. 그후 아미르와 하산은 다시는 좋아질 수가 없었다. 아미르는 하산 보는 것이 힘들어 그에게 누명을 씌우고 집에서 쫓아낸다.

그리고 그 후 26년동안 아미르는 불면증에 시달리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아미르는 다시 12살의 아미르도 되돌아오고야 만다. 다시 힘차게 뛰며 연을 쫓는 아이가 되어서.

아미르가 다시 순수한 아미르로 되돌아오기까지는 엄청난 용기와 희생이 필요했다.

아프카니스탄에 고아가 되어있는 하산의 아이를 구해오는 것이었다. 아미르는 하산의 아들 소랍을 구해오는 과정에 죽을 각오로 들어서서 죽을 고비를 넘겨 소랍을 구해오고 그를 다시 미국으로 데려가기위해 또한번의 가슴아픈일을 겪는다. 그리고 비로소 아미르는 다시 연을 쫓는 아이의 시절로 되돌아 갈수 있었다.

내가 저지른실수, 죄악은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것은 아무데도 가지않고 그냥 그 자리 내마음속에 있었다. 그것을 만든 이도 나였고 그리고 그것에 대한 용서와 화해를 일으키는 이도 바로 내안에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첫 번째는 눈에 보이는 외모이다. 그다음엔 그의 배경. 하지만 아름다운 외모와 그가 가진 배경은 그의 진실된 모습을 알고난 다음엔 그렇게 중요한 것이 되지 않는다. 지금의 나는 혹시 26년 동안의 아미르의 모습은 아닌가? 겉으론 성공하고 유쾌하고 번지르르하고 호감가는 모습이지만 마음속 깊은곳에 숨겨놓은 진실 때문에 괴로워하며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모습. 아미르는 그의 본질을 순수하게 되돌리기 위하여 할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자, 그럼 이제 우리차례이다. 나는 순수한사람인가? 다시 순수를 찾을 수 있을것인가?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중에는 [양심이나 선이 없는 사람은 고통스러워하지도 않는다.p.449.]라는 라힘 칸의 편지구절처럼 이미 녹슬어버린 사람은 없지는 않을까? 하고 되돌아보게 된다.

연을쫓는아이, 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