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 대어 말을 함.> 이라고 사전에 정의되어 있다. 문득 드는 어린아이 같은 생각. 모든 소설은 바로 이 거짓말에서 시작되는구나. 그러니 결국 소설 같은 사랑이란 거짓말위에 세워진 탑 같은 것일 수밖에 없구나.

행복한 거짓말. 분명 존재할 것이다.

마음 아픈 진실 보다는 위로가 되는 거짓말. 비록 그것이 위선일지라도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행해지는 거짓말은 그것이 상대방을 위해서라는 허울 좋은 명목으로 가장되기 쉽다. 정말 그럴까? 정말 상대에 대한 배려로 인해서일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밑바닥을 들여다보면 자기보호, 자기기만 그런 것들이 깔려있기 마련이다.

전작 [폭풍우 치는 밤에]로 대단히 유명한 작가 기무라 유이치가 풀어나가는 [행복한 거짓말]이란 어떤 종류일까? 평소의 내 생각을 바꿔줄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한 사랑이 버팀목이 된 거짓말이었으면 하는 기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띠지에 나와 있는 매혹적인 문구 <현실과 드라마를 넘나드는 아름답고 매혹적인 사랑 이야기>라는 문구가 나의 그런 생각을 더욱 부채질했다.

바야흐로 계절은 봄 아닌가. 사랑하기 좋은 계절. 기무라 유이치 작가의 [행복한 거짓말]로 대리만족을 얻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드는 것은 아마 봄이라는 이 계절 탓도 있으리라.

 

드라마 작가인 나카무라 나오키가 스트레스를 이겨 내고자 무작정 떠난 여행. 서쪽으로 가는 특급열차의 종점인 항구도시에서 그는 한동안 정착하기로 마음먹는다.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목을 죄는 현실로부터의 도피 같은 것.

그 항구도시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와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고토미.

우리 모두의 짐작처럼 그는 그곳에서 다시 작품을 쓸 수 있는 힘과 함께 소재도 얻어낸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소시민에게는 그저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안에 숨어 있는 인생의 참맛을 발견해 내는 나오키. 그는 역시 작가일 수밖에 없다.

좌절을 느끼고 떠난 도피여행지에서 겸손하고 겸허해진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드디어 그에게 다시 기회가 온다. 진실 되면서도 달콤한 사랑과 함께 말이다.

 

나의 이야기가 드라마로 나온다면. 하는 가정을 해본다.

쓰는 사람과 연출하는 사람에 의해 재미있을 수도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내 인생의 어느 부분에 거짓말을 왕창 보태어 가슴 촉촉이 적시는 사랑이야기를 만들어 본다면 그것은 분명 나에게 행복한 거짓말이 될 것이다.

나에게 내가 선물하는 [행복한 거짓말].

인생의 어느 부분을 환한 거짓말로 바꿔 놓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말이다.

이 봄. 아직 사랑하는 반쪽을 만나지 못했다면 기무라 유이치 작가의 [행복한 거짓말]을 꼭 읽으라고 권하겠다. 분명 유쾌하고도 행복한 대리만족을 얻을 수 있을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