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모든 이야기가 책이 되지는 않지요. 흔히 말하듯 본인이 느끼기에 본인의 삶은 소설 같고 영화 같고 그렇지만 그것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을 것이냐의 문제는 별개이니까요. 
그러나 특별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저자가 어느날 극장 앞에서 인생의 길이 바뀌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명품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한국 공연 무대를 만들고, 오리지널 뷰지컬 한국 공연시에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또 2009년에 2001년~2002년의 감동을 재연하고 있는 뮤지컬 프로듀서가 쓴 그 뮤지컬을 만들기까지 속사정을 읽을 수 있어서 좋은 책입니다. 
곳곳에 실린 주로 편집자해설인지 필자해설인지 잔 글씨로 적힌 부분도 간명하게 책을 읽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가령, 일용직 건설현장 일명 노가다를 하는 곳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는데, 참 일본말인지 한국말인지 뒤섞인 전문용어(?)들을 접하게 되지요. 전문영역에 관련된 전문용어를 안다는 것은 전문영역에 한두 발 다가가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연출을 했거나 대본을 썼거나 직접 극의 무대에 배우로 서봤거나 교회에서나 학교에서나, 사실 공연에 참여해본 사람들은 결과로서의 그 공연도 대단한 경험이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그 공연을 만들기까지의 경험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로 남아 있기 마련이지요. 이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프로듀서 설도윤 님의 역할과 역량이야 더 말할 것 없을 것이고, 홍보마케팅에 참여한 이들, 그와 함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만들어낸 숱한 스텝들, 배우들, 그들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기록> 누구누구라고 나오는데, 그 뮤지컬 그 영화 그 드라마를 만드는 이야기들은 소중한 자산인 것 같아요. 그래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니까 이런 책을 낼 수도 있는 것이지만, 뮤지컬이 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될 때으므로, 앞으로 이런 책들을 많이 나오고 공연을 보는 안목을 넓히는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덧붙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