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할머니 한 마리라니 이런 버릇없는 아이 같으니라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그림을 보면, 심술쟁이 할머니의 얼굴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어른한테 말버릇이 이게 무엇인가, 책 제목으로 적절치 않다는 생각에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곧 그 할머니는 개를 가르키는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구보니 표지에 뼈다귀 그림이 있었다는 것이 얼핏 기억난다.

사람 나이로 100살이 넘은, 20살 개에 관한 이야기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사방에 똥칠을 하고 죽을 날만 기다리는 개와

그것을 바라보는 가족의 이야기이다.

아이는 개가 죽으면 다른 강아지를 받아올 생각을 하고 있고,

엄마는 병원비 걱정을 하며 병원을 데리고다니며 병수발을 하고 있고,

아빠는 잘 때 마저 낑낑거리는 아픈 개를 보며 어쩔줄 몰라하고 있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개가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아이책 치고는 20여 장 되는 꽤 두꺼운 책임에도 처음부터 불안불안하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개에 대한 추억들이 자꾸 나와서 더 마음이 아프다.

엄마가 임신했을 때부터 옆에 있던 할머니개는

얼마나 많은 추억을 주었을까.

어릴 때 아이의 목숨을 구해주었고,

마지막에도 아이의 목숨을 구해주면서

할머니개는 이제 쉬러 간다.

울지않기 위해 노력했으나 실패했다.

누구나 죽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만

죽는다는 것이 이렇게 슬프다는 것도

누구나 다 알지만

그래도 여전히 누군가가 죽는 것이 슬프다.

이 책의 대상연령은... 전연령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책으로 읽게해도 좋을 것 같고,

개를 키우다가 보내야 할 때, 미리 읽게 해줘도 좋을 것 같다.

개를 보내고 난 후에 읽으면 추억이 되고 위로가 되겠다.

아이를 울리고 싶을 때 읽으라고 줘도 좋을 책이고 ㅎㅎ

울고 싶은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만한 책이다.

마지막에 이런 웃는 할머니 개의 얼굴과

행복하게 웃는 듯한 가족의 뒷모습이 나와서

어찌나 위로가 되는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며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이렇게들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잘 지내지?

나도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