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희님의 책 왜관촌년 조선희, 카메라와 질기게 사랑하기(2004.02.17)와 조선희의 힐링포토(2005.10.14)에 이은 세번째 책 '네 멋대로 찍어라'

이 책을 읽고나니 사진 잘 찍는 이분께 한수 배웠다는 생각과 함께, 사진찍는일을 전문으로 하는 그녀가 말하는 사진찍는것에 대한 생각을 읽고, 내가 사진찍는일을 그만둘 수 없는 소소한 것들에 대한 생각들의 뼈마디가 굵어졌다 말하고 싶다.

사진 찍는것을 좋아한다. 대단하다 말할정도로 잘 찍는것도 아닌데 자꾸만 사진이 주는 묘한 매력에 빠지게 된다. 어떤 목적을 갖고 보여주기 위해 찍는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찰칵 하는 그 셔터음. 순간을 담는 그 순간을 사랑한다. 찍는것 자체를 즐기는 편인것 같다. 매일매일 비슷한 날들의 연속,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을 조금 더 반짝반짝 빛나게 해주는 것이 사진찍는 일이 아닐까 싶다. 내 일상은 한장의 사진으로 남는 그 순간 엽서가 되고 영화스틸컷이 되는 같은 착각이 든다. 한마디로 느낌있고 특별해진다. 아직은 이런 나의 취미를 이해못하고 돈아깝게 뭐 그런것까지 찍냐며 힐난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런 말들을 듣는다해서 사진찍는일을 그만두고 싶은 맘은 전혀 없다. 오히려 그 사람들이 인정할만한 멋진 사진을 찍기위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에전엔 잘 찍고 싶어서 비슷하게나마 담고 싶어서 모방하려고, 내가 따라할 수 없는 그 너머의 영역을 동경해 책을 구입했다면 요즘은 이 책 네 멋대로 찍어라처럼 그냥 보고, 읽고, 즐기기 위해 구입하게 된다. 보고 즐기는 사이 저절로 공부를 하게 되는 책. 카메라 고르는 법에서 빛과 구도 등 꼭 알아야 할 사진의 기본은 물론 나만의 톤을 찾기까지, 핵심만 짚은 조선희만의 개성 넘치는 사진 강좌가 펼쳐진다. 꼭 따라하지 않아도 되지만 알게되는 그 순간 사진을 더욱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 듯한 기분에 행복해진다. 모든것에는 기초가 중요하지만 사진찍기에서의 기초는 글쎄~

많이~~찍어보는것이 아닐까. 많이~ 찍다보면 내가 원하는 것, 찍고자 하는 것에 대한 욕심이 생길테니.

가장 기본적인 사진 기술은 초점을 맞추고 노출을 맞추고 프레임을 정하고 셔터를 누르는 것이다. 참 간단하지 않은가?

그 다음 익숙해지는 단계가 필요할 뿐이고 나머진 연습이다. 연습을 하다 보면, 사진 찍는 즐거움을 알게 되면 느낄것이다. 사진은 타인에게 배우는게 아니라는 것을 . . .

경험하면서 스스로 보고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공부함으로써 자기만의 것을 터득하는 것이다. [p.108]

사진이라는 것은 의식하던, 의식하지 않던 찍는순간 자기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는 작업이다.

글 잘쓰는 사람이 너무 부러워요~ 라며 글재주 없는 자신을 한탄하는 사람이라면 사진찍기를 권해보고 싶다.

내가 어떤 물건이나 어떤 상황을 향해 셔터를 누르는 행위는 내 안의 무언가와 바깥 세상에서 일어나는 어떤 것이 통했기 때문이다. 다르게 말하면 바깥 세상에 존재하는 무엇이 나의 마음을, 나의 손가락을 움직인 것이다. 생명력이 없이 존재하는 모든 것에, 만약 그들을 향해 셔터를 누르지 않거나 그냥 내 카메라에 담은 채 방치한다면 아무것 아닐 것들에 난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창조자가 된다. [p.134]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나역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쉬 질려 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는 편인데 사진찍는 일 만큼은 조금 더 특별하다 말하고 싶다.

못찍어본 풍경, 색, 빛이 너무너무 많은데 처음보다는 호기심을 많이 잃은 것 같다. 흔하디 흔해 가치없는 것들부터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겠다.

지금까지는 순전히 '날 위한' 사진찍기 였다면 앞으론 상대방을 위해 더 많이 찍고 싶다. 그 특별한 기분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다.